美법무부, '러시아 스캔들 몸통' 마이클 플린 기소 취하 논란

2020-05-08 12:53

미국 법무부가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통하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7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기소 취하를 반겼지만, 법무부의 정치적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러시아 스캔들 몸통'으로 불리던 플린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미국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와의 대화 내용을 거짓으로 보고한 혐의로 2017년 12월에 기소됐다. 이 재판은 2년 넘게 이어졌으나 미국 법무부는 새로 발견된 자료를 들여다본 결과 합법적인 근거가 없이 기소가 진행됐다면서 기소 취하를 진행했다. 플린은 기소 당시 유죄를 인정하고 법무부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기로 합의했으나 지난해부터는 태도를 바꿔 무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플린은 무죄였다. 그는 훌륭한 신사지만 오바마 전 정권의 표적이 됐다"며 기소 취하를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플린에 대한 조사를 전부 날조라고 비판해 왔으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올해 플린에 대한 FBI 수사 내용의 재검증을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즉각 반발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원의장은 플린에 대한 기소 취하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바 장관이 사법권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럴드 내들러 민주당 하원 법사위원장 역시 이번 결정을 "터무니없다"면서 법무부 감사관에게 기소 취하에 대해 조사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플린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