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최대 하락폭…심상치 않은 강남집값

2020-05-07 14:03
다주택 과세 앞두고 급매물…코로나19로 실물경기 위축까지 겹쳐
"상반기까지 관망세 이어질 듯…경기상황 따라 하반기까지 영향"

[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가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의 집값 잡기가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 위축이라는 악재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달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는 0.63% 하락해 2012년 11월(-0.63%)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은 2월 -0.02%, 3월 –0.17%를 기록하는 등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살펴봐도 강남(-0.64%)·서초(-0.63%)·송파(-0.36%) 등 강남3구의 하락세는 3월 각각 –0.20%, -0.17%, -0.13%와 비교해도 낙폭이 커졌다.

최근 강남권 아파트시장 하락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보유세 인상에 따른 급매물 증가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달 1일 과세기준일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5월 말까지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유행한 코로나19와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분위기가 조성된 영향도 컸다.

이 때문에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 호가가 꾸준히 하락하기에 이르렀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소유권을 넘겨야 하기 때문에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며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물량 소화가 그만큼 이뤄지지 않아 호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포동 부동산 관계자 역시 “세법이 바뀌면서 절세매물이 쏟아져 나온 영향과 매수심리 위축이 겹쳐지면서 호가가 계속해서 떨어진 것”이라며 “여기에 총선 결과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추가규제에 대한 불안감도 조성되고 있어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과 더불어 절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현 상황과 맞물려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함에 따라 정부의 집값 안정을 위한 규제 대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절세 매물이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다음달까지와 정부 정책에 따라 하반기에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과 세금 부담 등으로 서울의 고가주택 위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상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유지되고 낮은 거래량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