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모집에 7명 신청"… 신한은행 코로나 금융교육 '헛발질'

2020-05-06 14:07
온라인 개학 지원 취지는 좋지만 교육계에선 외면
"이만큼 잘 하고 있다식 생색내기용" 지적 쏟아져
은행측 "모집인원수 최대… 하반기 신청 몰릴 듯"

신한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개학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교육 자료를 제작했지만 신청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오후 1시 현재 초등용 교육자료는 1000명 모집에 신청자는 7명 뿐(빨간색 네모 안)이다. [사진=신한은행 '아름다운 은행' 캡처]

[데일리동방] 신한은행의 '코로나 금융교육'이 외면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금융교육 자료를 제작했지만 신청률이 낙제 수준에 그쳐 은행측 체면이 구겨지고 있어서다.

업권 최초이자 유일한 제작 취지는 좋았어도 정작 교육계에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신한은행의 입장만 머쓱하게 된 셈이다.

6일 오후 1시 현재 신한은행 사회공헌 사이트 '아름다운 은행'의 '초등 원격수업용 금융교육 영상 콘텐츠' 접수현황은 1000명 모집에 7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청율이 1%가 채 되지 않는 거다.

이마저도 7명의 접수자가 일선 학교현장에서 온전히 교육자료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신한은행은 '아름다운 은행' 외에 교육부가 운영하는 진로체험 사이트 '꿈길'을 통해서도 해당 교육접수를 받고 있는데, 두 사이트를 통틀어 초등용 신청건수는 6건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중고등용 신청률은 그나마 낫다. 1000명 모집에 모두 22명의 교사가 신청했다. 은행측은 기존에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초등·중고등용 교육자료를 신청하는 교사에 한해 무료 배포한다고 밝혔지만 신청률은 초라한 상황이다.

이들 교육자료는 초등학생 대상의 예금, 적금, 환전 등의 개념을 알려주는 애니메이션 2종(총 12분)과 중·고등학생을 위한 은행원의 일상과 본점·영업점의 업무, 인재상 등 진로멘토링 영상(총 30분)으로 구성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3일부터 접수를 받고 있으나 20여일이 흐른 현재까지 교사들의 신청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업계에선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1000명에 7명 신청은 거의 없다고 보이는데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신청율이 저조한 것 같다"며 "어려운 교육환경에 강의자료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우린 이만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내비쳐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도자료만 배포할 게 아니라 직원들한테만 잘 알렸어도 배우자가 교사인 경우 100건은 충분히 됐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교육계도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신한은행이 제작한 자료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경기 평택A초교 부장교사는 "(신한은행 자료에 대해) 처음 들어봤고, 콘텐츠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연간 교과과정이 이미 짜여진 상태에서 추가시키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우선 사이트상에 표기된 '모집인원 1000명'과 관련, 프로그램 등록 시 입력할 수 있는 최대인원으로 "원하는 분들께 다 공유해드린다는 취지에 맞게 최대인원수로 등록해 놓은 거라 인원수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저조한 신청률에 대해선 "오프라인 교육 신청에서도 하반기 수요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교과수업에 더 주력하면서 초반 신청이 다소 저조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