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삼성동 GBC 6년 만에 첫삽 뜬다

2020-05-05 09:33
서울시에 착공계획서 제출...이르면 6일 착공허가
지난해 11월 건축허가서 교부..2026년 하반기 준공 예상

현대차그룹이 이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옛 한국전력(한전) 부지를 매입한 지 6년 만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45일간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함에 따라 현대차 GBC 등 대규모 공사도 차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신사옥 GBC 착공계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이르면 6일께 착공허가를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착공계 제출은 건설공사 시작 전 마지막 단계로, 서울시의 수리가 완료되면 바로 착공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10일 10조5500억원을 투자해 옛 한전 부지를 매입했다. 매입 대금은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가 20% 등으로 나눠 부담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16년 착공을 목표로 했지만 정부 심의와 국방부 반대 등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만 6차례 시도 끝에 통과했다.

새로운 인구유발 시설을 지을 때 거쳐야 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도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강남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68m 건물 높이가 군 작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국방부의 반대도 심했다.

몇 차례 착공 연기가 거듭된 현대차의 숙원사업인 GBC 건설은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기업투자프로젝트 조기착공 지원으로 물꼬가 트였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26일 GBC 건축허가서를 교부한 것. 당시 서울시는 2020년 상반기 착공, 2026년 하반기 준공 일정을 세웠다. 현대차가 국방부의 새로운 레이더 구매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부처 간 합의도 마무리됐다.

GBC는 높이 569m, 지하 7층, 지상 105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완공되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를 제치고 국내 최고층 건물이 된다. 업무시설, 숙박시설(관광숙박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공연장·집회장·전시장), 관광휴게시설, 판매시설이 들어서고 고층 타워동의 104층과 105층은 전망대로 쓰인다. GBC 건설로 인해 신규 일자리 122만개가 창출되고 향후 27년간 26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제계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현대차는 GBC를 개발하며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9개 사업, 1조7491억원 규모로 공공기여를 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은 서울시가 위탁 받아 공사하고 나머지 사업은 현대건설이 맡아 한 뒤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투자자를 유치해 GBC를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는 3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에 최근 GBC 착공계를 제출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시의 착공허가를 기다리는 단계로, 구체적인 착공 일정은 서울시 계획에 달렸다"고 밝혔다.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