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놓고 통합당 자중지란 이어져

2020-04-29 14:49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미래통합당의 자중지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통합당은 전날(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가결했지만, 상임전국위가 무산되며 비대위원장 임기를 늘리는 당헌 개정안은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전날 밤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임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김 전 위원장이 맡을 가능성은 적다. 심 권한대행은 29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8일 전까지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다음달 6일 상임전국위를 다시 소집해, 8월 전당대회를 규정한 당헌 부칙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 "상황을 만들어볼 때까지 조금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선 김종인 비대위 안을 놓고 비토론이 계속해서 분출되는 상황이다. 조경태 의원은 "하루빨리 당선자 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뽑고, 새 원내대표가 당의 향후 일정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김세연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현 지도부가) 지금 상황에서는 동력을 조금 상실한 것 같다"며 "당선자 중 초대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그 리더십에 극복 방안을 기대해보는 정도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 했다.

홍준표 무소속 당선자는 페이스북에서 "낙선 지도부들이 자기들 연명책으로 억지로 시도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라며 "더는 외부 부패 전력자나 정치 기술자에 의존하지 말고 새 사람들이 모여 숙의해 올바른 당의 방향을 설정해달라"고 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우리를 구원해줄 구원투수나 영웅을 기다리지 말자"며 "어떤 과정을 거치든 기본적으로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