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고객 관점서 위성방송 혁신…포스트 코로나도 대비"

2020-04-29 00:05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소비 패턴 변화 고려
홍기섭 부사장과 시너지 기대…콘텐츠 투자·외형 확장
내년 창사 20주년…접시 없는 위성방송 표방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누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느냐가 그 회사의 생존을 결정한다.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우리의 제공 서비스와 연계시키겠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2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직후) 한 달이 6개월 같았다. 만만찮은 현실에서 생존을 넘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객'에서 가치 창출···코로나 이후 변화에 촉각"

올 한 해 스카이라이프를 이끌게 된 김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의 경쟁력을 '고객'에서 찾기로 했다. 국내 가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소비자 관점에서 어떤 자기 혁신이 필요한지를 고민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케이블TV, 인터넷TV(IPTV)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난무하고 있지만, 위성방송은 '통일 대비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스카이라이프는 한반도를 커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송 사업자로, 통일을 대비해 적합한 미디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통일은 '지향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그는 "IPTV와 비교해 개방형이라는 강점이 있고, 안드로이드 포맷에서 큰 TV 화면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며 "스카이라이프의 경쟁력은 고객 서비스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자동차 내에서도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스카이 오토' 서비스가 있다. 김 대표는 "이 서비스에 LTE(롱텀에볼루션) 기술을 접목해 터널이나 기타 위성이 안 되는 지역에서도 망 끊김이 없도록 했다"며 "서비스를 확장하면 캠핑이나 낚시를 하러 가서도 위성방송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무선의 장점을 모두 갖춘 스카이라이프만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홈 솔루션 사업자'의 출발점도 고객이다. 그는 "TV, 인터넷 등 가정 내 여러 가지 솔루션을 가장 편리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객 입장에서 고민했다"며 "'렌털 서비스'가 홈 서비스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가전제품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빌려서 사용하는 젊은층 추세에 따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소비 형태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향후 제조사들과의 연계는 물론이고, 제휴형 상품으로 발전시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이 렌털 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일어나는 상황들을 면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며 "세계가 하나의 나라처럼 연결된 가운데 각종 위험 요소에 따른 소비 형태의 변화와 기업 생존·성장에 대한 준비도 코로나19 전후로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 강화·임원 역량 시너지로 외형 '확장'

김 대표는 비전과 경영 방침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과의 현장 소통을 강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자리에 모일 수 없어 직급별로 인원을 나눠 만났다는 후문이다.

그는 "본사 임직원은 다 만났고, 지방에 계신 분들을 만나기 위한 일정을 짜고 있다"며 "격변하는 시장에서 더 큰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깊이 있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임직원이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에 대해 궁금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해 실사 등을 거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성장 정체기에 M&A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이득과 위험 요소를 두루 고려해야 하고, 코로나19 이후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보다 부족한 외형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고객을 더 많이 모시기 위해 콘텐츠 제작 투자를 많이 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자체 제작이 적지 않았으나 더 독창적인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 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11% 수준이며, 가입자는 2013년 400만명 돌파 후 유지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TV 채널은 스카이 스포츠를 비롯해 7개다.

김 대표는 올해 100명의 가입자 순증을 목표로 잡았다. 홍기섭 부사장(전 KBS 보도본부장)과 호흡을 맞춰 안팎으로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공영 방송국에서 기자·방송국장을 역임한 홍 부사장의 사회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대외 활동 시 전문성과 경험이 잘 발휘되길 바란다는 믿음을 나타냈다.

그는 "대외 협력 분야에서는 홍 부사장의 역할이 더 클 것"이라며 "마케팅·영업 분야에서의 제 경험과 잘 어우러져 스카이라이프가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이어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재정의해보고 있다"며 "KT와의 협력·경쟁을 통해 고객의 선택권과 혜택이 제한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접시 없는 위성방송·임직원 성공 체험 '기대'

내년 창사 20주년을 맞는 KT스카이라이프에 있어 올해는 또 다른 20년의 시작을 앞두고 모멘텀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접시 없는 위성방송'을 표방했다. 여기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이 스카이라이프를 많이 이용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김 대표는 "유료방송은 고객의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을 기반으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고객들이 많이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오늘이 있기까지 '주인 의식'을 갖춘 임직원들의 각별한 노력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 대표는 "약 350명의 임직원이 이만큼의 성과를 낸 것은 정말 대단하다"며 "내년에 임직원들과 대리점에도 기념이 될 수 있는 행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장 소통에서 임직원들은 견문을 넓히는 제도적 장치를 많이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노조와 논의해 가용 자원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실을 다지는 데 있어 조직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동호회 활동'을 꼽았다.

스카이라이프에는 전 직원 참여 가능한 22개의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 1인당 최대 2개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 1만원씩 지원해줘 직원들은 5000원만 내면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중단됐으나 최근 요가 동호회를 시작으로 부활하고 있다.

분기별 감성 미팅도 임직원들의 참여율이 높은 행사다. 김 대표는 "사내에 꾸며진 '미디어 가든'에 모여 여행이나 음악 등 업무와 무관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모두 즐거워한다"며 "끈끈하게 뭉쳐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을 고취해 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직 문화는 업무의 능률을 올려주고, 임직원들의 자부심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인 임기 동안 임직원들이 많은 성공 체험을 통해 자신감 있는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임직원에게서 나오는 만큼 자기 성공에 대한 확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