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산시성 방문에 담긴 의미

2020-04-28 18:16
중국 중앙방송총국(CMG) 국제논평

[사진=CMG제공]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20~23일 산시(陝西)성을 시찰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후 시진핑 주석의 다섯 번째 현장 시찰이다.

시 주석은 5년 전 빈곤퇴치 목표를 제기하면서 중국 공산당 '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산시성 옌안(延安)에서 첫 탈빈곤 좌담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들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까지 빈곤 퇴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탈빈곤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목표 달성에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이번에 산시성을 시찰함으로써 탈빈곤 목표와 관련해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코로나 대응: 뜻밖의 위기에 극복해야

시 주석이 산시성에 머무르는 나흘 동안 국내 매체들은 시 주석의 마스크 착용 여부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다탕(大唐) 불야성 보행거리와 친링(秦嶺) 뉴베이량(牛背梁) 국가급 자연보호구를 산책할 땐 마스크를 끼지 않았으나, 시안(西安) 판좡(飯莊)과 진미(金米)촌을 찾았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시 주석은 베이징, 후베이(湖北)를 현장 방문할 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왔다. 하지만 저장(浙江)성과 일부 지역에서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가끔 보이다가 지금은 실외에서 거의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이같은 작은 세부적인 변화를 통해 적어도 두 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째,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산시성 시찰 기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각국에 “코로나19는 재발될 가능성도 높으며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장기간 공존한다면 방역 업무도 일상화하고 더욱 정확해야 한다. 이런 정확성은 과학적인 방역뿐만 아니라 조업 재개와 생활 질서 회복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시 주석은 이번 시찰에서 우선 조업 재개를 강조했다.

산시성에서 '조업 재개'를 강조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불과 40여일 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로 탈빈곤과 관련 최대 규모의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를 위해 중서부 22개 성, 자치구, 시와 현에 분회장이 설치됐다. 

코로나19가 빈곤 퇴치 업무에 미치는 가장 심각한 도전은 바로 빈곤 노동력의 타지역 직장 근무다. 만약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단기간 내 이들의 수입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분의 2에 달하는 중국 농촌 빈곤층 수입은 주로 외지 근무에 의존했다. 사회생활의 정상 회복과 기업의 조속한 조업 재개는 이들의 생계와 소득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시자동차그룹과 다탕(大唐) 불야성 보행거리는 시 주석의 시안 시찰 중 두 가지 중요한 코스다.

산시자동차그룹은 중국 서북 지역의 최대 규모 제조업체이자 유일한 신에너지 상용차 생산기업이다. 산업의 가치 사슬 특성상 산시자동차그룹은 많은 관련 산업과 중소기업들의 조업 재개를 견인한다.

지난 3월 19일 산시자동차그룹의 조업 재개율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1분기 산시자동차그룹 주문량은 5만9000대의 차량을 기록, 현재 생산량은 100%에 도달했다. 또 생산 임무도 초과 완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탕 불야성 보행거리는 시안 '야간 경제'의 메인 무대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 2월 21일 영업을 재개한 후로 현재 하루 평균 관광객이 연 4만3000명에 이른다. 이와 동시에 전국의 소매·서비스업도 점차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3월 서비스업의 활동 지수는 51.8%로 전월 대비 21.7%포인트 상승했다.

◆빈곤 퇴치 목표: 반드시 목표 기한 내 달성

중국의 '빈곤과의 전쟁'은 지금까지 단 하루도 멈춘 적이 없다. 빈곤에서 벗어나려면 당연히 수입을 늘려야 한다. 그렇다면 수입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사고방식의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일 자수이(柞水)현 샤오링(小岭)진 진지촌을 찾은 시진핑 주석은 현지 농산품 전자상거래 스튜디오를 방문해 "전망이 매우 밝다"고 평했다.

당시 리쉬잉(李旭瑛) 앵커는 이전엔 생방송 시청자가 1만명쯤 되고 일평균 주문량이 90~100개에 달했지만, 시 주석이 참관하자 생방송 시청자 수가 160여만명으로 폭증하고 4월 21일 하루 주문량이 10만여 건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이 이 스튜디오를 방문한 지난 21일, 알리바바 산하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 농산물 매출도 폭증했다. 목이버섯 매출은 10배, 파인애플과 양메이(중국 과일의 일종) 매출이 각각 3배, 2배씩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방송 전자상거래 방식을 통해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시 주석은 전자상거래 산업을 격려함과 동시에 "사고방식을 바꾸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라"는 메시지를 사회 전체에 전하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산시성 방문을 마친 후 산업시범단지, 지역사회, 보건원과 학교를 잇달아 방문했다.산업, 교육, 의료 등이 빈곤 퇴치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줬다. 황청웨이(黄承伟) 국무원 빈곤구제판공실 산하 중국 빈곤구제발전센터 주임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빈곤 퇴치 목표 달성이 하나의 체계적인 프로젝트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5년 전 시 주석은 산시성을 시찰하면서 "(우리가) ‘첫 번째 100년(2021년 당 창건 100년)' 분투 목표와 전면적 샤오캉(小康, 모두가 잘 사는 상태)' 사회의 건설을 완수하는 데 있어서 해당 지역의 빈곤층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5년이 지나고 다시 찾은 산시성의 '동향인'들은 모두 빈곤에서 벗어났다. 산시성 빈곤구제판공실 통계에 따르면 모든 성의 56개 빈곤현이 '탈빈곤'을 선언했고 6462개 빈곤촌도 모두 빈곤 딱지를 뗐다.

시 주석이 산시성에 도착한 다음 날, 칭하이(青海)성은 성내 모든 빈곤현이 탈빈곤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중국에서 12개 성·시·자치구가 빈곤에서 탈출했고 빈곤현에서 벗어난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시 주석은 산시성을 떠나기에 앞서 “올해 안으로 기존 탈빈곤 목표를 실현하는 데 대해 확신한다"며 "올해 이후 안정화될 수 있는지, 장기적인 메커니즘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밝혔다. 이어 "공산당 당원은 매사에 진리를 추구하고 실효를 따지고 인민들이 실속 있는 이익을 얻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