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남북 판문점 선언 2주년과 김정은 ‘건강 이상설’
2020-04-26 16:24
‘일희일비’ 말고 준비된 정책 꾸준히 추진해야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두 손을 나란히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렇게 어려워 보였던 남북 관계의 새로운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70년 분단의 역사가 한순간에 허물어진 듯한 그 장면은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한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27일은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채택한 지 2주년을 맞는 날이다. ‘다사다난’이라는 사자성어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그 사이에 남북 간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8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관계는 복원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듯했으나 ‘체육대회’로 끝이 났다. 2년 동안 4·27 판문점 선언을 정점으로 남북 관계는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는 과정이었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남북 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허무하게 종료됐다.
북한은 오히려 지난해 1주년에는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비난을 퍼부었다. 물론 비난의 대상은 미국을 향한 것이었지만, 다시 남북 관계를 어둡게 할 정도로 원색적이었다. 계속되는 ‘코리아 패싱’으로도 읽혔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비망록을 통해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 관계가 미조(미북) 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해 북남 관계를 자신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북한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 CNN의 보도로 촉발된 이번 사태로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혼돈에 빠진 상태다. 이미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행사인 태양절(김일성 생일) 참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제기된 내용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각종 추측보도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실제 건강을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 관계, 더욱이 국가 통치자인 김 위원장의 문제는 휘발성이 강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은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NN 보도 후 “우리는 모른다,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가, 지난 23일 “(그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의 복원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 ‘역대급 악재’인 것은 맞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통일부는 지난 24일 ‘2020년도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남북 간 교류와 공동 기념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시행계획에는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남북 공동행사와 스포츠 교류 등 사회문화 분야 협력 사업을 재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통일부는 27일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개최한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까지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단절돼 있는 남북 철도를 잇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지정,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인정되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대북 개별관광을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의 일환으로 ‘남북 간 관광 협력 관리기구’ 설립을 위한 협의도 펼친다. 개별관광 방식은 ‘이산가족의 금강산·개성 방문’, ‘제3국 여행사를 통한 일반 국민의 북한 관광지 여행’ 등 크게 두 가지 안으로 진행된다.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이산가족 대면 상봉과 남북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이산가족 교류 다각화와 정례화를 추진한다.
문 대통령의 판문점 선언 2주년 기념 메시지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필요성이 대두된 ‘남북 보건협력’도 주요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할 사안들이 많을 때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준비해 왔던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현시키면 된다.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27일은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채택한 지 2주년을 맞는 날이다. ‘다사다난’이라는 사자성어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그 사이에 남북 간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2018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관계는 복원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듯했으나 ‘체육대회’로 끝이 났다. 2년 동안 4·27 판문점 선언을 정점으로 남북 관계는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는 과정이었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남북 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허무하게 종료됐다.
북한은 오히려 지난해 1주년에는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비난을 퍼부었다. 물론 비난의 대상은 미국을 향한 것이었지만, 다시 남북 관계를 어둡게 할 정도로 원색적이었다. 계속되는 ‘코리아 패싱’으로도 읽혔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비망록을 통해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 관계가 미조(미북) 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해 북남 관계를 자신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북한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 CNN의 보도로 촉발된 이번 사태로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혼돈에 빠진 상태다. 이미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행사인 태양절(김일성 생일) 참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제기된 내용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각종 추측보도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실제 건강을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 관계, 더욱이 국가 통치자인 김 위원장의 문제는 휘발성이 강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은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CNN 보도 후 “우리는 모른다,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가, 지난 23일 “(그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의 복원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 ‘역대급 악재’인 것은 맞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통일부는 지난 24일 ‘2020년도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남북 간 교류와 공동 기념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시행계획에는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남북 공동행사와 스포츠 교류 등 사회문화 분야 협력 사업을 재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통일부는 27일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개최한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까지의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단절돼 있는 남북 철도를 잇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지정,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인정되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대북 개별관광을 위한 제도적 여건 마련의 일환으로 ‘남북 간 관광 협력 관리기구’ 설립을 위한 협의도 펼친다. 개별관광 방식은 ‘이산가족의 금강산·개성 방문’, ‘제3국 여행사를 통한 일반 국민의 북한 관광지 여행’ 등 크게 두 가지 안으로 진행된다.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을 맞아 이산가족 대면 상봉과 남북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이산가족 교류 다각화와 정례화를 추진한다.
문 대통령의 판문점 선언 2주년 기념 메시지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필요성이 대두된 ‘남북 보건협력’도 주요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 할 사안들이 많을 때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준비해 왔던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현시키면 된다.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