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서울 양변기에서 샌 물 모으면 석촌호수 채우고도 남아

2020-04-22 11:07
작년 서울시 수돗물 총 생산량 11억5701만톤
수도요금 많이 낸 곳 서울대, 롯데월드, 코엑스

서울시청사 앞 아리수 홍보 조형물 [사진= 서울시 제공]


지난 4년 간 서울시내 화장실 양변기에서 샌 수돗물을 모두 모으면 석촌호수를 채우고도 남는다는 이색 통계가 나왔다.

22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서울 전역 양변기 누수량은 총 704만여톤이다. 이는 석촌호수의 636만톤을 채우고도 남는 방대한 양이다.

지난해 연간 서울시 수돗물 총 생산량은 11억5701만톤으로 이는 팔당댐 저수용량(2억4400만톤)의 4.74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루 평균 생산량은 317만톤, 하루 최대 생산량은 480만톤이었다. 급수인구는 1002만명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수돗물을 최초로 생산한 101년 전에 비해 하루 최대 생산량은 384배, 급수 인구는 80배로 늘었다. 1908년 9월 뚝도 정수시설에서 조선수도회사가 생산한 1일 최대용량은 1만2500㎡, 급수인구는 4대문 안과 용산 일대 등 12만5000명이었다.

작년에 아리수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날은 서울에 첫 폭염 경보가 내려진 7월5일로, 이 날 하루 346만톤을 생산했다. 가장 적게 생산한 날은 설 날인 2월5일로, 271만톤이었다. 고향으로 내려간 시민들이 많아 일시적으로 수도 사용이 줄어든 것이다.

2016~2019년 양변기 누수량은 704만여톤이다. 석촌호수(636만톤) 양을 넘는다. 이 기간 한해 평균 2만1000여톤이 줄줄 샜다. 양변기 누수는 전체 누수(5만 5000여건)의 39%를 차지했다.

지난해 단일 건수 기준으로 수도요금을 가장 많이 낸 곳은 공공 부문 서울대, 상업시설 부문 롯데월드와 한국무역협회로 나타났다. 2달에 한 번 검침을 받고 요금을 내는 서울대는 지난해 8∼9월 35만4801톤을 사용해 요금 7억6000만원을 냈다.

롯데월드는 8∼9월 10만톤을 써서 3억7000만원을 냈다. 코엑스를 운영하는 한국무역협회는 8월 한 달간 9만3000톤을 쓰고 3억2000만원을 내 한 달 단위로만 보면 상업시설 중 가장 많은 요금을 냈다.

서울의 수돗물 톤당 평균 가격은 565.67원으로 나타났다. 1톤은 1000ℓ다. 565.67원으로 라면 2000개를 끓이거나 355㎖짜리 아메리카노 커피 2817잔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물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수돗물 1톤은 라면 1개 값보다 저렴하고, 생수 1톤보다 1000배 이상 저렴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이 하루에 쓴 수돗물은 평균 292ℓ로, 약 165원 어치다. 1인 당 1일 평균 물 사용금액은 뉴욕(1517원), 파리(457원), 런던(417원), 마드리드(241원) 보다 훨씬 싸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기준 상수도관 전체 1만3504㎞ 가운데 99.5%에 해당하는 1만3440.5㎞ 를 녹이 잘 슬지 않는 관으로 교체, 정비했다. 이는 지구 둘레의 3분의 1,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17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생활 속 수돗물 통계 수치를 통해 수돗물이야말로 시민 생활에 필수적인, 중요한 자원이라는 생각을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