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이너스 유가에 원유 ETN 급락

2020-04-21 10:56

[사진=연합뉴스 ]

미국산 원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상장지수증권(ETN)들도 21일 장중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1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전 거래일보다 20.95% 떨어진 1천170원에 거래됐다.

해당 종목은 전날까지 기초지표 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돼 거래가 정지됐다가 유동성공급자(LP)인 신한금융투자가 이날 2억주를 추가 상장함에 따라 거래가 재개됐다.

같은 시간 신한 WTI원유 선물 ETN(H)(-19.68%),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10.68%), 대신 WTI원유 선물 ETN(H)(-8.30%), KODEX WTI원유선물(H)(-7.65%),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5.99%) 등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이날 가격 급락에도 실시간 지표가치 대비 시장가격 괴리율은 오전 9시 54분 기준 68.73%로 여전히 높게 유지됐다.

이는 가격 하락에도 여전히 해당 종목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70% 가까이 부풀려졌다는 의미여서 향후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 확대가 우려된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도 오전 9시 30분 현재 괴리율이 40.05%까지 상승했다.

전날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LP인 미래에셋대우는 해당 종목 보유분이 고갈된 상태여서 괴리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 2개 종목은 괴리율 확대로 전날부터 이틀째 거래 정지 상태다.

앞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5.90달러, 약 305%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5월물 WTI 만기일(21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이 5월물 원유를 대부분 팔아치우고 6월물을 사들이면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왜곡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6월물 WTI 가격은 21달러 선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