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무직 업무 900개에 로봇 기술 도입…'디지털 전환' 박차

2020-04-16 11:16
기존 500개 이어 연내 400개 업무에 RPA 추가
업무 생산성 향상 및 스마트 조직 문화 확산 기대

LG전자가 연내 총 900개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을 추가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디지털 전환(DX)'에도 박차를 가한다.

16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회계, 인사, 영업, 마케팅, 구매 등 사무직 분야 약 500개 업무에 이어 올해 말까지 400개 업무에도 RPA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RPA는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LG전자는 2018년 초 사무직 직원들이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RPA 기술을 도입한 바 있다.

직원들은 데이터 조회와 정리 등 단순업무에 시간을 소요하는 대신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현재 LG전자 내에서 로봇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사람의 업무량으로 환산하면 월 1만2000시간에 달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RPA를 적용한 업무영역을 넓히기 위해 기존 RPA에 AI, 빅데이터 등을 결합한 '지능형 RPA'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능형 RPA는 단순 반복 업무 외에도 비교·분석 등 한층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지능형 RPA는 주요 국가에서 거래를 제재하고 있는 대상과 LG전자 거래선의 유사도를 분석할 수 있다. 전 세계 주요 사이트에 게시된 7만여개의 제재 거래선 목록을 추출해 LG전자의 거래선과 대조한 뒤 제재 대상으로 의심되는 거래선이 있는지 알려준다.

기존 RPA의 경우 제재 거래선과 LG전자 거래선의 이름이 완벽히 일치해야만 확인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지능형 RPA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거래선 명칭이 비슷한 경우에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차이다.

실제로 LG전자 인도법인에서는 항공료 영수증의 세금 항목을 회사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를 지능형 RPA가 처리한다.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이용해 영수증에서 필요한 항목만 뽑아낸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스마트하게 일하는 조직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을 '회의 없는 날'로 정해 업무에 더욱 몰입하도록 하고, 주말에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격식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일할 수 있도록 주 5일 캐주얼데이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업무를 줄여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능화된 RPA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