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융개방] 중국판 골드만삭스 탄생하나
2020-04-16 14:51
中중신증권-중신건투증권 합병설 '솔솔'
양사 모두 합병설 '부인'했지만…
中금융시장 개방 속 글로벌IB 대적할 항모급 증권사 육성 나설듯
양사 모두 합병설 '부인'했지만…
中금융시장 개방 속 글로벌IB 대적할 항모급 증권사 육성 나설듯
중국 지도부가 '중국판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에 나선 모습이다. 올 들어 중국이 자국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월가 'IB 공룡'에 대적할 만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자국 증권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현지 금융가에는 중국 지도부가 자국 대형 증권사 2곳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중신증권과 중신건투증권이 그 주인공이다. 이 소문이 전해진 지난 14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신증권과 중신건투증권 주가가 각각 4, 8% 이상씩 뛰었다.
중신증권과 중신건투증권은 각각 중국 국유 투자기업인 중신그룹과 중앙회금공사 산하 증권사다. 블룸버그는 1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기업에서 이미 관련 실사를 진행하고 어떻게 합병할지 타당성 검토에 돌입했다며, 이와 관련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서도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양사 모두 합병 관련 소식을 전해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중국 중앙국유기업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도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금융가에서는 사실상 두 증권사의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사실 중국 금융시장 개방 움직임 속 중국 내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앞서 증감회도 지난해 11월 중국 내 '항공모함급' 증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신증권과 중신건투증권이 합병하면 시가총액 670억 달러(약 82조원)가 넘는다. 세계적인 IB공룡인 골드만삭스의 시총도 웃도는 수준이다. 총자산은 1조 위안(약 173조원) 이상으로, 직원 수는 2만50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중신증권과 중신건투증권은 중국 내 IB 사업 분야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업체다.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는 IB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양사가 합병하면 '출혈 경쟁'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중국이 금융시장 개혁·개방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더욱 영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중국 증권사 대부분은 M&A 컨설팅, 기업공개(IPO)와 같은 IB 업무보다는 주로 주식중개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자국 개미투자자들의 주식거래 수수료로 먹고 사는 셈이다.
왕젠 중국 국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중국 증권업은 집중도가 낮고 대형 증권사의 글로벌 경쟁력도 뒤처진다"며 "중국 금융시장 개방 속 M&A를 통해 자국 금융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중국은 45조 달러 규모의 금융시장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중국 증권업 시장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졌다. 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 같은 글로벌 IB들은 이미 증권업은 물론 자산운용, 선물업 등 중국 내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며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JP모건은 이미 중국 내 최고층 빌딩인 상하이타워의 사무공간을 2만㎡로 종전보다 5000㎡ 확대했다. 골드만삭스도 향후 5년간 중국 현지 본부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600명으로 늘리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