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체감 금융위기 수준… KDI "경기실사지수 54로 '급락'"

2020-04-16 12:00
소비자심리지수 96.9→78.4·투자BSI 89.5→77.3로 추락
3월 코로나19 전세계 확산 여파 대외수요 감소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산업생산이 감소하고 고용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3월부터는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 따른 여파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4월 경제동향'을 통해 "2월 전산업생산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도 위축됐다"며 "3월 이후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대외수요 감소 영향이 확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3월 전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의 65에서 또 큰 폭으로 하락한 54로 나타났다. 계절조정 제조업 BSI도 67에서 56으로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경제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KDI 제공]



2월 전산업생산은 설 명절 이동에 따라 조업일수가 4일 늘어나면서 4.9% 증가했으나 전월대비로는 3.5%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46.6%), 기타운송장비(29.1%), 기계장비(15.1%) 등을 중심으로 11.4% 증가했으나, 전월대비로는 3.8%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숙박·음식점업(-14.1%),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17.9%) 등 대면접촉이 많은 업종에서 크게 감소하면서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1.2%의 증가에 그쳤다. 전월대비로는 3.5% 줄어들었다.

소비는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매판매액이 감소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9에서 78.4로 급락하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KDI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은 2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만큼 3월 소비는 대면접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2월보다 위축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서비스업은 대면접촉이 많은 관광·여행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요국의 입국금지 조치가 확대되면서 3월 인천공항 여객 증가율은 89.6% 급락했고 제주도 관광객도 내국인(-53.5%)과 외국인(-97.3%)이 모두 크게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으나 투자심리는 악화됐다. 2월 설비투자지수는 15.6% 증가로 전환했다. 기계류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27.5%)를 중심으로 11.9% 증가했다.

선행지표인 2월 국내기계수주와 3월 자본재수입액도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0.7%로 하락했으며 한국경제연구원의 투자 BSI 실적치도 89.5에서 77.3으로 하락했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은 여전히 위축돼 있으나 토목부문이 개선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

3월 수출은 일평균 기준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향후 수출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일평균 수출은 전월(-12.4%)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된 –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은 5.8% 감소했지만 대미국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17.3%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전세계 주요국으로 확산된 시점이 3월 이후임을 고려하면 향후 수출이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3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1.0% 상승했으며 근원물가도 0.4%의 낮은 상승률에 그쳤다. 3월 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말 대비 11.7% 하락한 175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 대비 3.7원(0.3%) 상승한 1217.4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