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5G 시대 '초협력'... AI·게임·미디어 아우른다(종합)

2020-04-13 15:27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기업 간 협력에서 글로벌로 확대
AI, 5G(클라우드 게임, 미디어 등) 기반 콘텐츠 등 다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국내외 핵심 협력사와 손잡고 '뉴 ICT 기업'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은 물론, 5G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미디어 등 협력 분야도 다양하다. 올해 1월 박정호 사장이 던진 'AI 초협력'이란 화두에 걸맞은 광폭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13일, 넥슨과 보유 콘텐츠 및 상품 서비스의 공동 마케팅·투자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게임 산업 콘텐츠를 강화하고, 5G 이용자들의 실감 서비스 체험의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먼저 양사는 넥슨의 신작 모바일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게임은 넥슨의 인기 IP(지식재산권) 카트라이더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레이싱 게임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넥슨 카트라이더의 인기 캐릭터인 '다오'와 '배찌'의 IP를 활용해 픽셀리티게임즈와 '크레이지월드 가상현실(VR)' 게임을 공동 개발하고, 오큘러스를 통해 베타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e-스포츠' 영역에서도 '2020 SKT JUMP 카트라이더 리그' 스폰서십을 비롯해 사업 협력을 확대한다.

게임 산업에 대한 박정호 사장의 열정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확인됐다. 박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뜨거운 산업이 '게임'"이라며 "영역과 경계를 초월한 초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CT 대표 기업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가치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글로벌 사업 협력도. [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의 5G 기반 콘텐츠 개발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시범 서비스인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통해 총 96종의 게임을 제공 중이며, 지난해 11월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를 론칭하면서 페이스북과 함께 VR 기기 '오큘러스'를 전격 출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내년부터 공동으로 5G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사업에 나선다. 유통·게임·미디어·제조 기업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미디어 분야에선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Sinclair Broadcast Group)과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ATSC3.0 방송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제공하는 자회사 웨이브는 NBC유니버설과 파트너십을 맺고, 향후 3년간 K-콘텐츠 15편을 수출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거침 없는 글로벌 초협력은 국내 기업 간 협력에서 비롯됐다. 시작점은 지난해 10월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다. 당시 SK텔레콤과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각-신주 발행' 방식으로 교환했다. 두 회사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도 AI 분야에서 동맹을 체결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이동통신사는 산업적 특성 때문에 협력에 소극적이었으나, 우리는 카카오 등 국내 ICT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협력 관계를 뛰어넘는 글로벌 초협력을 선도하고 있다"며 "미국, 중국 대비 AI 경쟁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 ICT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해법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