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 식용 금지 임박..."야생동물서 반려동물로 확대"

2020-04-10 08:13
중국 선전시, 내달부터 개·고양이 식용 금지…첫 사례

중국 당국이 반려견 식용 문화 근절을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섰다. 

9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은 전날 중국 농업농촌부가 개 식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국가 가축유전자원목록(이하 목록)'을 고시했다. 

목록에 따르면 고기나 알·모피·약재 등을 얻을 목적으로 사육을 허용하는 '국가 가축·가금' 동물 목록에서 개를 제외했다. 

이 목록에는 전통 가축·가금류인 소, 돼지, 닭 등 18종 외에 특수종인 낙타, 사슴, 타조, 여우 등 모두 31종이 포함됐다. 

농업농촌부는 "반려동물인 개를 가축과 가금류 관리에 포함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며 "인류 문명의 진보와 동물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 따라 개는 이미 전통 가축에 반려동물로 '특화'됐으며 일반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개를 가축·가금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목록은 5월 8일까지 한 달간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야생동물 식용 관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원인으로 지목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야생동물의 거래와 소비를 금지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야생동물 거래와 식용을 금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초 국가에서 지정한 보호 야생동물만 불법 수렵과 식용을 금지했다면, 앞으로는 전체 야생동물의 거래와 식용을 금지한다는 게 골자다. 중국 당국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야생동물 식용문화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이후 각 지방정부는 이 결정을 시행하는 조치를 잇달아 도입했으나 중국 선전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식용 금지 조치를 개와 고양이까지 확대했다. 중국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이다. 선전시는 개·고양이의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5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발표했다. 

펑파이신문은 중국에서 개·고양이 식용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광시(廣西)자치구, 저장(浙江)성 등 지역에서 일부는 개와 고양이를 식용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중국 농업농촌부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