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발자취 따라 방구석 1열에서 '스마트 서울여행'
2020-04-13 00:00
서울관광재단 '비짓서울 TV'엔 코로나 진정되면 가볼만한 명소 가득
이태원 향하는 길목서 만난 '단밤'…젊음·이국정취 한류 트렌드 견인
열혈사제 배경인 소박한 '약현성당'…천주교 기해·병인박해 아픈 역사
덕성여고 돌담길 '도깨비' 영상미·식샤를 합시다 '안산봉수대' 서울 풍경
별그대 '학림다방'·하녀 '수연산방' 타임머신 타고 옛날목재 엔틱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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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고 돌담길 '도깨비' 영상미·식샤를 합시다 '안산봉수대' 서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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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생활'이 생활화된 요즘이다. 언제쯤 우리는 일상을 되찾고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우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이럴 땐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행지 곳곳을 보며 침울한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없다. 드라마와 영화 속에 담긴 아름다운 서울 명소를 눈여겨보며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꼭 한번 찾아가리라 다짐해본다.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태원 클라쓰>는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로 꼽힐 만큼 한류 확산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하루하루 힘든 나날이 이어지는데도 녹사평역 육교에는 평일에도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남기곤 한다.
무심히 지나다니는 일상 속 장소였던 육교가 드라마 속 의미 있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와 한류 트렌드를 반영하는 장소로 거듭난 셈이다.
수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따라 쉴새 없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 자신을 향해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며 위로한다.
육교를 지나 이태원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드라마 주인공인 박새로이(박서준 역)가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던 술집 '단밤'이 등장한다.
지난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열혈사제>를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인 김해일(김남길 역)은 여수에서 사고를 치고 서울로 올라와 구담성당이라는 곳에서 사제 생활을 이어간다. 극중 구담성당이 바로 중림동 약현성당이다.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인 이곳 약현성당은 조선 후기 한반도에 들어온 천주교 포교 과정에서 기해박해와 병인박해로 수많은 순교자를 낳은 아픈 역사를 품었다.
박해를 겪던 천주교는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고 선교활동이 보장되면서 교세가 확장됐고,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약현성당을 세웠다.
약현(藥峴)이라는 이름은 약재가 거래되던 서대문 밖 언덕을 말하는 지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붉은 벽돌을 쌓고 뾰족한 첨탑을 세웠으나 지붕이 높지 않고 내부 창도 크게 낸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절충된 건축으로 평가받는다.
성당 내부는 화려한 장식이나 웅장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영롱한 빛이 더욱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성당에서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작고 아담한 숲길이지만 아늑함이 스며든 이곳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드라마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 이야기를 때론 재밌게, 때론 슬프게 풀어내 전국에 도깨비 열풍'을 몰고 왔다.
많은 비가 쏟아지던 돌담길에서 도깨비 김신(공유 역)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역)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장면은 특히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데, 이 장면을 바로 덕성여고 돌담길에서 촬영했다.
감고당길로도 불리는 이 길은 인사동을 지나 덕성여고와 덕성여중 사이에 놓인 돌담길을 따라 북촌으로 이어진다. 숙종 계비인 인현왕후 친정집인 감고당이 있던 곳이라 감고당길이라 이름이 붙었다.
인현왕후는 후궁 장희빈에 의해 폐서인이 된 후 6년간 감고당에 갇혀 살았다. 감고당은 덕성여고 서쪽에 있었는데 덕성여대 공관으로 옮겨졌다가 현재는 여주로 이전됐다.
덕성여고 사이에 난 골목길로 빠져나가면 윤보선길과 만난다. 이곳은 극 중에서 지은탁이 돌의자에 앉아 귀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장소다. 감고당길이 담장을 끼고 있는 너른 길이라면, 윤보선길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선 소담한 길이다.
1인 가구 삶을 먹을거리와 함께 풀어낸 <식샤를 합시다2>에서 구대영(윤두준 역)과 백수지(서현진 역)가 서로 티격태격하며 등산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서울 풍경을 근사하게 내려다보며 로맨스를 싹틔우던 장소는 바로 서대문구에 자리한 안산이다.
봉수대가 있는 안산 정상에 도착하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서울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정면에는 인왕산 등줄기가 쏟아지고, 발아래로는 서대문 독립공원을 시작으로 광화문 일대가 펼쳐진다.
고개를 돌려 남산타워를 지나면 저 멀리 한강까지 볼 수 있으니 산과 강을 품은 서울 매력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명소인 셈이다.
푸른 하늘을 가려왔던 높은 빌딩들이 미니어처처럼 눈 아래 있고 도시의 소음도 닿지 않으니 안산은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지상낙원이나 다름없다.
안산자락에 있는 연희 숲속쉼터는 봄이면 벚꽃이 숲을 이룬다. 벚꽃잎이 꽃비가 돼 흩날리는 모습은 동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 퍽 낭만적이다.
외계인이기 때문에 늙지 않고 오랜 세월을 살아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역). 그는 오래된 다방에서 조력자 변호사 장영목(김창완 역)과 함께 차를 마시며 장기를 두곤 한다. 그 촬영장소가 바로 대학로에 자리한 학림다방이다.
학림다방은 1956년부터 무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커피를 팔아왔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는 낡은 계단을 올라 2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70~80년대 다방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목재 위주로 꾸며진 인테리어와 빛바랜 소파, 머리가 닿을 듯한 복층 구조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 차있다. 젊은 세대에겐 다방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낭만적인 분위기가 찻잔 위로 넘실거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세 마음을 빼앗긴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수년이 흘렀지만 한류 열풍의 주역이었던 덕에 지금도 학림다방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영화 <하녀>에서 해라(서우 역)는 도우미 은이(전도연 역)가 본인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분노한 해라는 은이를 낙태시키기 위한 한약을 지으러 한약방으로 향하는데, 이때 등장하는 곳이 성북동 수연산방이다.
성북동은 옛 문인들부터 근대 예술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머물다 간 곳이다. 그들의 자취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작게나마 추억할 수 있는 공간들이 몇 군데 남아 있는데 그중 한 곳이 수연산방이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은 '문인이 모이는 산속의 집'이라는 뜻으로 소설가 상허 이태준 선생이 13년간 집필 활동에 몰두했던 가옥이다.
담장으로 둘러싸인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아담한 정원을 품은 고택이 고즈넉한 모습을 드러낸다. 번잡한 도심 속에 꼭꼭 숨겨놓은, 나만의 아지트같은 느낌이다.
현재 전통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연산방은 한옥이 선사하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차 향기와도 잘 어울린다. 자리를 잡고 앉아 차를 즐기고 있으면 낡은 창살문 사이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볕이 한옥을 더욱더 아늑하게 만든다.
이외에 지난해 4월 서울관광재단에서 개국한 유튜브 방송 '비짓서울 TV(VisitSeoul TV)'을 참고하면 서울 구석구석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서울 명소 소개부터 각종 축제 영상과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서울 영상, BTS 등 한류 스타 영상까지 서울과 관련한 영상이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