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의 베트남 ZOOM IN] (10)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의 영유권 문제
2020-04-10 08:01
약 300억 톤의 원유, 천연가스 약 450억 톤의 매장 추정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 영유권 문제는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
∎약 300억 톤의 원유, 천연가스 약 450억 톤의 매장 추정
최근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니미츠호의 코로나 감염으로 미 해군의 혼란을 이용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해역에서 베트남 어선과 중국 선박이 충돌하여 베트남 어선이 침몰되고, 베트남 어부들을 억류했다가 풀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다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중국해(비엔동)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교통요충지이다. 원유와 가스 수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해역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원유의 1/3과 천연액화가스의 1/2이 남중국해를 통해서 운송된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에너지 수입의 80-90%가 남중국해를 통과하기 때문에 남중국해가 어느 한 국가에 의해 장악되어 봉쇄된다면 다른 국가의 경제가 붕괴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이 해역에서 자유항행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중국은 남중국해를 ‘핵심지역’으로 선포하고, 이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일삼는다. 주변국뿐 아니라 미국도 주요 자원 수송로인 이 해역에서의 ‘자유통항권’을 주장하고 있어 중국과 커다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에 대한 영유권 문제는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 남중국해에 있는 호앙사 군도(중국명:시사군도, 영어명: Paracel)는 37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30,000km2 해역에 산재되어 있다. 쯔엉사 군도(중국명:난사군도, 영어명 Spratley/Spratly)는 147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180,000 km2 해역에 산재해 있다.
각국이 치열한 영유권 주장을 하는 것은 해저에 매장된 막대한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를 포함한 베트남 동해에는 약 300억 톤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도 450억 톤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해조류 등 어족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섬에는 인산질 비료로 널리 쓰이는 구아노(Guano·해안지방에 바다 새들의 배설물이 응고·퇴적된 것)도 풍부하다. 한 마디로 남중국해는 국제 해양항로의 대동맥으로, 천연자원과 어족자원 확보를 위해 베트남,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가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 중국은 최근에 쯔엉사 군도에서 해저 모래를 퍼 올려 인공 섬을 조성하고 미사일을 배치하여 국제적인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 중국이 주장하는「구단선」인정 못해
∎1996년에 중국도 비준한 국제조약 스스로 불인정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하여 필리핀은 2013년 1월에 중국을 제소하였다. 이에, 유엔 해양법조약에 근거하는 네델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 PCA)는 2016년 7월1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자적인 경계선인「구단선」에 대해 국제법상의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였다.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도「섬」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필리핀이 호소한「중국이 인공 섬을 조성한 미스치프 환초 등은 만조시에 수몰하는 암초이기에, 영해를 설정할 수 없다」라는 지적을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이 인공 섬 조성 등 실효지배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 처음으로 국제적인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유엔 해양법조약은 1996년에 중국도 이미 비준한 국제조약임에도 중국은 중재재판소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6년 5월 26일 일본에서 개막된 주요국 정상회의(G7 이세시마 서미트)에서는 「국제법에 근거하는 주장」,「무력사용 금지」,「평화적인 분쟁해결」을 확인한 바 있으나, 중국은 막무가내식이다. 시진핑 주석이 취임 후 노골적으로 팽창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남중국해는 인도양, 태평양을 넘어 나아가는 관문이다. 미국입장에서는 걸프 만의 석유가 아시아로 가는 통로이자 한국, 일본, 필리핀, 대만 등 우방국들이 있는 곳이다. 연간 물동량이 5조 달러(5850조원)에 이르며, 해저에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남중국해에서는 2016년 들어 긴장이 더욱 높아졌고, 수차례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2016년 3월31일 미국 핵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남중국해를 지나자 중국 군함이 추격전을 벌인 적도 있다. 중국 함선들이 스테니스호를 포위하기도 했다. 미 해군 정찰기가 스프래틀리 제도 상공까지 비행해 중국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남중국해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
호앙사 군도는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 동쪽으로 120해리 부근이고, 쯔엉사 군도는 나짱시, 동쪽으로 약 250 해리 부근에 있다. 두 군도는 베트남 영토이며 베트남은 이미 수 백 년에 걸쳐서 두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행사해 왔다. 베트남 고문서에도 이 지역은 베트남 영토로 표시되어 있다. 중국 청나라 시대 말기인 1904년에 제작된“황조직성지여전도(皇朝直省地輿全圖)”에서도 호앙사, 쯔엉사 군도는 청나라 영토로 표기 되지 않았다. 중국 역사 이래 1904년까지 중국의 영토는 남으로 해남도가 끝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고대 역사와 지리 서적에는 두 군도의 개척과 관리임무를 수행하던 호앙사 함대의 구성과 운영증거가 명백하게 남아 있다.1802년 응우옌 왕조의 탄생부터 1884년 프랑스와 후에(Huế)조약을 맺을 때까지 응우옌 왕조에서는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 영유권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왔었다. 베트남 봉건왕조에서 호앙사 함대를 매년 5-6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파견하여 군도에서 일정 임무를 완수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베트남의 영유권을 입증해주고 있고, 중국 청나라에서도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영유권과 개척 상황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는 베트남 영토에 속한다는 것이 국제법 학자들의 주장이다.
∎프랑스 식민통치하에서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 영유권
1884년 6월 6일 후에(Huế)조약이 체결된 이후, 프랑스는 모든 외교문제에서 베트남을 대표하였다. 동시에 베트남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프랑스가 대행하였다. 베트남과 중국의 경계와 관련하여 1887년과 1895년 프랑스는 청나라와 협정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협정에 따라 베트남의 호앙사와 쯔엉사 영유권을 프랑스가 행사하였었다. 프랑스는 외교문제에서 베트남을 대표하는 동안 베트남이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갖는다고 확인하였고, 이 영유권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예를 들어, 1931년 12월 4일과 1932년 4월 24일 프랑스는 호앙사 군도의 분화석(Guano)을 개척하려고 시도한 중국 광동성을 비난하였었고, 1939년 4월 4일 일본이 쯔엉사 군도의 일부 섬을 자체 사법관할권으로 영입하려는 것에 프랑스가 반박한 증거가 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 영유권 보호와 행사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후 인도차이나로 복귀한 후, 1946년 말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베트남의 섬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당시 중화민국정부에 요청하였다. 프랑스는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의 통제권을 재개하고 기상관측소와 무선국을 재건축하였다. 1951년 9월 7일 일본과 평화조약에 관련하여, 샌프란시스코 회담에 참석한 베트남 총리는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가 오랫동안 베트남의 영토였고, 불화를 종식시키기 위해 베트남의 영토였던 스파틀리(쯔엉사)와 파라셀(호앙사)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권리를 주장한다고 선언하였다. 이 선언문에 대한 어떤 반박이나 의견의 유보도 없었다. 1975년 4월 30일 베트남이 통일된 후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은 호앙사, 쯔엉사 군도에 대한 법을 공포하였다. 2003년 국경법에서 베트남정부는 쯔엉사와 호앙사 군도를 동나이성과 꽝남-다낭성의 소속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하였다. 현재, 호앙사 군도는 다낭시 소속, 쯔엉사 군도는 카인호아성 행정구역으로 되어있다. 베트남은 호앙사와 쯔엉사 군도에 대한 백서를 발행하여, 2군도가 베트남에서 분리할 수 없는 영토이며, 베트남은 국제법과 관행에 따라 두 군도에 대한 완전한 영유권을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 2차 인도차이나 전쟁 때 군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국과의 관계가 최근에 와서 벌어진 것은 중국이 2014년 여름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의 호앙사 군도에 해상원유시추선을 설치하면서 부터다. 때문에 중국과의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 나가는 것이 21세기 베트남이 당면한 가장 엄중한 문제가 되었다. 네델란드 헤이그의 중재재판소가 2016년 7월12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자적인 경계선「구단선」에 대해 국제법상의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였음에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남지나해의 섬들은 옛 부터 중국의 영토이며, 영토, 주권, 해양 권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재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판결에 근거하는 어떠한 주장이나 행동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하고 있어, 남중국해에서의 영유권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분명한 것은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가 베트남 영토라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의 고지도와 두 군도를 관리해온 역사적인 자료에 의하면 베트남 영토임이 분명하다.
∎관련 국가들의 입장
세계의 많은 강대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중재재판소의 판결 이후 모든 국가가 판결을 지지하면서 중국과 당사국들이 법적근거에 의거해 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동시에 군사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남중국해상 주둔과 순찰계획을 약속하면서 일본, 인도 등과 협력하여 중국에 판결 준수를 촉구했다. 러시아 역시 남중국해로 대잠 초계함을 배치하기도 했다. 일본 공군이 미야코 해협의 상공에서 중국의 전투기 진입에 즉각 대응하기도 했고, 미국은 남중국해상 언제든지 주둔하겠다고 선언하고 방공, 대잠, 전쟁 가정상황 대응 등 다양한 내용의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였다. 중재재판소의 판결 이후 남중국해에서의 군사력 강화 추세에 있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국가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중국이 해양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을 들어내면서 남중국해 연안국들이 자국의 해양도서 관련 이권을 유지하고, 강대국들 또한 남중국해상에서의 전략적 이익을 얻고자하는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야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는 매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베트남은 1974년 당시 남부에 존속했던 베트남공화국이 관할권을 행사해 왔던 호앙사 군도를 중국에게 점령당한 경험이 있고, 현재 쯔엉사 군도에서 가장 많은 섬을 실효적으로 지배를 하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중국의 구단선과 중첩되는 해역이 적어 중국과 직접적으로 충돌할 일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는 중국을 다자협력 틀에 불러들여 남중국해 행동수칙에 합의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생각하고 있고, 말레이시아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무역, 투자유치, 관광객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중국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으려고 한다.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을 저지하기 위하여, 미국과 일본은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남중국해 연안국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외교적인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원조를 확대하여 동남아국가들에 원조를 제공하면서 “원미친증(遠美親中) 외교노선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7세기 이후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를 지속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영유권을 계속 행사해온 베트남은 2016년 5월 26일 일본에서 개막된 G7 이세시마 서미트에서 확인한 3원칙을 준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베트남은 고유의 영토인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의 영유권을 빼앗기느냐 되찾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 한국도 역시 에너지수송로인 남중국해 문제는 이해 당사국이고, 독도와 이어도 영유권 문제와 결부해 보면 결코 자유롭지만은 않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구단선:구단선(九端線)은 중국이 임의로 아홉 군데의 섬을 연결하여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 하는 선으로 베트남에서는 인정하지 않으나, 모양이 소의 혓바닥 같다하여 Đường lưỡi bò(소 혓바닥 선)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