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상태가 악화된 중증 환자 2명이 완치자 혈장으로 치료를 받아 모두 완치된 가운데 방역 당국이 조만간 코로나19 혈장치료 지침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7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혈장치료) 가이드라인 관련해서는 서면으로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받고 있다”면서 “며칠 내로 지침 자체는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브란스병원은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팀이 이날 국내 처음으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한 결과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중증 폐렴으로 악화한 이들은 혈장 치료를 받은 후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중 한 명은 퇴원했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이런 결과를 방대본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연구에 참여한 코로나19 환자 2명 모두 65세 이상의 고령자였고 이 중 1명은 기저질환이 있었는데, 스테로이드와 함께 회복기 혈장을 투입한 결과 증상이 호전됐고 모두 퇴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혈장치료는 감염증에서 회복 중인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5년 중증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해 회복기 혈장을 사용한 적이 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회복기 혈장을 투입하는 지침은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에 만들었던 회복기 혈장 지침을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혈장치료 효과는) 중앙임상위원회를 통해 더 많은 전문가가 검토하고 다시 한 번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분석이나 검토 뒤에 회복기 혈장 확보‧투입과 관련한 체계가 가동될 수 있게 신속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50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라고 평가했다.

권 부본부장은 “어제, 그리고 오늘 전체 파악된 확진자 수가 50명 미만으로 발생한 것은 시기적으로 볼 때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1주차의 효과가 이제 나타난 상황”이라며 “2주째에도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6일과 7일 신규 확진자 수는 각각 47명씩 늘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하면서 신규 확진자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 이내를 목표치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당국은 이를 안정화 국면으로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할 경우 언제든 대규모 감염 확산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나라들을 보면서, 그 나라의 현재 상황이 만약 우리가 (이러한) 거리두기를 강력히 시행하지 않을 경우 맞이할 수도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할 경우 언제든 다시 재유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