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일생을 시계처럼 정확하게'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 조직·사회 위해 헌신

2020-04-08 06:00

시계 브랜드 ‘오리엔트’와 브랜드 ‘도루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에게는 귀에 익숙한 단어들이다. 그가 중학생 시절부터 2020년 현재까지 잊을 만하면 들었던 그의 애칭이자, 별칭이기 때문이다.

시계처럼 정확한 일상과 공과 사의 구분을 철저히 했던 사회생활에 대한 조 부회장 훈장이기도 하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직생활에 뛰어든 그의 인생은 남들처럼 평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 부회장은 만족하지 않았다.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스스로에게 걸었던 주문을 평생 실천했기 때문이다.

9급과 7급 공무원을 거친 그가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었지만, 행정고시까지 도전해 1982년 합격한 배경이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을 통해 이뤄낸 결과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학비를 벌기 위해 학업과 사회생활을 함께 해야 했지만 공직생활이 몸에 맞지 않았다면 얻어낼 수 없었던 성취다.

그가 공직생활을 일생의 일터로 결정한 것은 당시 각종 부조리가 많았던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당시 사기업에서는 담배심부름, 막말 등 지금은 선·후배 간 부조리로 처벌 받을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도 당연히 이뤄지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 부회장의 남다른 신념들은 그가 공직자이자 업계 전문가로서 거침없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건설교통부 법무담당관, 외교통상부 필리핀주재 건설교통관, 국토해양부 종합교통정책관, 부산지방항공청장, 한국부동산연구원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지금의 업계 전문가로 성장했다.

한국항공협회에서도 그의 발자취는 명확하다. 스마트로 일컬어지는 항공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실제 그는 항공업계 스마트화 사업의 선봉에 선 바 있다. 2022년 30주년을 맞는 한국항공협회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도 바로 조 부회장이다.

조 부회장이 그에게 남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유다. 일생을 사회와 조직에 헌신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 대한 근심이 가득했던 조 부회장이 자유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생을 살아오며 그가 바라봤던 세상에 대한 욕심이자 애정이 지금도 가득하기 때문이다. 올해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 3년차를 맞은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 [사진=유대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