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전업계로 번지는 코로나19발 위기…대유위니아, 무급휴직 실시

2020-04-06 18:00
위니아딤채·위니아대우 가전업계 최초
소비심리 위축…올해 실적악화 불가피
선제적 대응에 일부 직원 반대 목소리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전 산업계로 번지고 있다. 항공업계 상당수 업체가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선 데 이어 가전업계에서는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업체가 처음으로 나왔다. 대유위니아그룹의 가전 계열사 위니아딤채와 위니아대우가 나란히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발적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니아딤채와 위니아대우는 이날부터 8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신청 받는다. 신청자들은 4~6월 매월 일주일간 휴직에 들어갈 수 있다. 휴직 기간 중에는 평상시 기준 80%의 급여를 지급받는다.

회사 측은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인원에 대해서만 무급휴직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출근율은 77%로 못 박았다.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유지해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위니아딤채 580여명, 위니아대우 1100여명의 직원 중 약 300~400명이 순차적으로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별개로 전 임원이 임금의 20%를 반납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니아딤채와 위니아대우 양사의 무급휴직 실시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나란히 흑자전환을 달성할 정도로 실적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니아딤채는 매출 7505억원에 당기순이익 111억원을, 위니아대우는 매출 1조2740억원에 당기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위니아대우의 경우 2018년 2월 대유위니아그룹에 인수된 이후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만큼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양사가 무급휴직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30~40%가량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내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위니아딤채의 경우 효자 품목인 김치냉장고를 앞세울 수 있는 하반기와 달리, 상반기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군을 발굴하지 못했다. 올해도 1·2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한 뒤 3·4분기에 이를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위니아대우 역시 주력 시장인 중국과 이란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중국 톈진(天津)에 위치한 위니아대우 해외 사업장은 지난 2월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위니아대우 멕시코 사업장 역시 현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셧다운' 직전에 놓여있다.

지난해 실시한 감원 바람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양사는 지난해 3월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대유위니아 태국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해당 공장은 5만9500㎡ 규모로, 광주 위니아대우 세탁기 생산라인 3개를 이전한 것이다. 당시 국내 세탁기 라인 근무 인력 전원은 세탁기 생산라인으로 전환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무급휴직 실시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산하 대유위니아 지회 관계자는 "사측에 무급휴직 실시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이미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내수와 수출이 모두 움츠러는 등 매출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고, 임직원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어 회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선 것"이라며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위니아대우 광주 공장 전경. [사진=위니아대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