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中 연구진 "고양이, 스스로 중화 항체 생성"

2020-04-05 14:31
"우한 고양이 혈청 검사…코로나19 무력화하는 중화능력 있어"

중국 연구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서식하는 고양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고양이가 스스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생성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일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에 따르면 전날 화중농업대학 농업미생물 국가실험실,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고양이 항체의 코로나19 중화능력(중화능) 검사'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이 논문을 통해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발원지인 우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고양이 102마리를 대상으로 혈청 검사를 한 결과 고양이가 스스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를 중화시키는 항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우한에는 이미 코로나19에 걸린 고양이들이 많았다"며 고양이 15마리의 혈청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사람에게 전파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스파이크단백질 수용체 결합부위(RBD·Receptor Binding Domain)를 분석한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중 11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능력이 있었으며, 유기묘보다는 반려묘, 특히 확진 판정을 받았던 주인의 반려묘 중화능력이 더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반려묘가 직접 접촉하는 시간이 더 많아 고양이 체내에 코로나19 중화능력이 강화됐다는 관측이다. 

이는 고양이가 스스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중화항체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19 항체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는 아직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공식 등록돼 있지 않지만 사람으로부터 감염된 사례가 잇따르자 사람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정리(石正麗) 중국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은 고양이가 사람에게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전염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고양이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중화항체를 만들어내지만 전파 위험이 있다"며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게 옮기듯이 사람에게도 호흡기 비말을 통해 옮길 수 있기 때문에 고양이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사람·고양이 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전파 경로를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진행하고 이상 증세가 있으면 곧바로 수의사에게 문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주인들은 반려동물과 접촉한 이후 손을 씻고, 입을 맞추지 않는 등 양호한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있던 반려묘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벨기에에서도 호흡곤란을 겪는 고양이를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