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 연기 "8일이나 9일"...사우디-러시아 균열 때문?

2020-04-04 22:47
6일서 8~9일 중으로 연기...감산협상 위한 논의 시간 필요
"유가 전쟁 사우디 탓" 전날 러시아 발언에 발끈한 사우디

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긴급 장관회의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는 해당 회의는 당초 6일에서 8일이나 9일 중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익명의 OPEC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산유국들이 감산 협상에 돌입하기 위한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균열로 미뤄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전날 러시아 정부가 내놓은 발언에 사우디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 국영 통신사 SPA에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가장 먼저 4월 1일 감산 합의 철회를 선언했으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원유 증산 결정을 주도했다"는 성명을 내놨다.

앞서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석유기업들과 회의를 한 자리에서 "지난달 초 OPEC+ 감산 협상 결렬의 주창자는 우리(러시아)가 아니었다"면서 국제 유가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가 아닌 사우디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가 OPEC+ 합의에서 탈퇴해 산유량을 늘리고 가격 할인에 나선 것은 셰일 석유를 생산하는 경쟁자들(미국)을 따돌리려는 시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는 그런 목표를 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