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세종시 총선] 기호 9번 윤형권 "의리의 정치가 배신의 정치를 이길것이다"

2020-04-02 22:29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 기호9번 윤형권 후보가 이해찬 의원에게 부드러우면서도 뼈있는 메세지를 남겨 눈길을 끈다. [사진=아주경제 자료실]


혹자는 제21대 총선에서 세종시 갑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형권 후보를 두고 당으로부터 배신을 당했거나, 버림 받았다고 평가한다. 윤 후보가 스스로 탈당을 했는데도 말이다. 이는 그의 탈당과정을 조명해온 언론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두 차례 걸쳐 광역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정치인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컷오프 돼 심각한 충격을 받으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현 당대표를 도와 당선시켜 국회의원직을 유지시켰고, 그 댓가로 검찰조사와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국회의원직 유지와 현 당대표 자리에 오르기까지 사실상 공신이라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스토리다.

그런 공신에게 당은 경선조차 치룰 수 없게 컷오프 시켰고, 당이 전략공천한 인사에 대해 자질론을 거론한 댓가로 중징계를 내렸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포함됐다.

유권자들은 일련의 행보에 명분과 소신이 묻어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이 틀렸고, 후보가 옳았다는 시각에서다.

윤 후보가 무소속 행을 선택한 것은 어디까지나 좀더 나은 세종시를 꿈꾸는 시민들을 위해 마음먹은 소신을 꺾지 않은 의지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인으로서 당의 지원도 없이 홀로 전쟁을 치루겠다는 각오가 숙연케 한다.

최근 본선거를 보름 남짓 앞두고 윤 후보가 sns에 남긴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윤후보는 "2016년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이해찬 대표님 기호는 6번이었습니다. 현재의 무소속 윤형권은 9번입니다. 6을 뒤집으면 9가 됩니다."라며 "이해찬 대표님의 전략부재 공천을, 윤형권이 뒤집겠습니다. 세종시민들, 14만1천600명의 유권자들과 함께 4월 15일 오만과 오기,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바로 잡겠습니다."라고 써내려갔다.

특히 그는 "이번 싸움은 여성존중이 여성비하를 이기는 싸움입니다. 의리의 정치가 배신의 정치를 이기는 싸움입니다. 품격의 언어가 저질 막말을 이기는 싸움입니다. 이번 싸움은 정직이 위선을 이기는 싸움입니다."라고도 썼다.

자신이 부여받은 기호 9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후보는 "숫자 9는 십진법에서 사용되는 0부터 9까지의 숫자 중 가장 큰 숫자 입니다. 중국에서는 숫자 9의 발음이 '장수하거나 오랫동안 흥한다'는 의미로 불린다고 합니다. 황제를 나타내는 용과 그 모양이 닮아서 황제를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합니다."라고 합리화 했다.

"저, 윤형권은 이렇듯 좋은 의미의 숫자 9를 세종시민들께 바치겠습니다. 비록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기호 9번을 받게 해준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이해찬 대표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고 마무리 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김기완 기자 bbkim998@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