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일방적 수수료 삭감 아냐…노조 집회 예고 이해 안돼"

2020-04-02 16:58

2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3800 우체국 택배노동자 상경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 전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택배 노조원들의 대규모 집회 예고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2일 우본이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수수료 삭감을 강행하고 있다며, 노조원 3800여명의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우본은 설명자료를 내고 "수수료 개편안은 기존 수수료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사항으로 노동의 대가를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급지별 수납요금 등 수수료 체계 개편(안)에 대해서는 노사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체국 소포위탁배달원은 일 190여개, 민간택배사는 일 267여개(집화 포함)를 배달하는데, 단가는 우체국이 1237원, 민간은 927~988원으로 민간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를 예로 들었다.

물량 통제에 수수료 삭감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는 노조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우본은 "현재는 하루 평균 150개를 기준으로 계약이 체결돼 있지만, 소포 증가 및 위탁배달원 물량 확대 요구에 따라 하루 180~190개 이상 물량을 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 개편안은 그동안 위탁에서 제외했던 1㎏이하 소형소포(전체 34%)를 포함해 동일면적 내 배달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안정적 위탁물량을 보장하고, 총수입이 향상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재계약을 논의하자는 노조의 제안은 사실상 거절했다. 우본은 "지난 한 달간 두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수수료 개편(안)을 설명했고, 소포위탁배달원 의견을 수렴해 왔다"며 "전담구를 통한 안정적 물량 확보 등 총수입이 줄어들지 않도록 계속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코로나 틈탄 일방적 수수료 삭감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정국에 교섭 시기를 늦춰달라고 호소했지만, 우본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또 "생존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대규모 집회 자제 등 정부 방침을 더 이상 지킬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