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풀인풀' 오민석 "'욕받이'에서 '호감'으로…연기 인생 전환점"
2020-03-30 17:48
"연기적인 '테크닉'이 아니라 '진심'을 보여주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그 점이 시청자분들에게 닿은 것 같고요.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제게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깨닫게 해준 작품이에요."
배우 오민석(40)이 연기한 KBS2 주말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도진우는 그야말로 밉상 캐릭터였다. 그가 받은 시놉시스 속 도진우는 아내 설아(조윤희 분)를 배신하고 해랑(조우리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었다. 사고로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난 뒤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질 거리는 이 캐릭터를 두고 오민석의 지인들까지 "자고 일어나면 욕받이가 되어있을 것"이라며 놀렸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시청자들은 설아를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도진우에 감정이입, 급기야 재결합을 바라고 응원하게 된 것이다.
드라마 종영 후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오민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도 설아와의 해피엔딩은커녕 '지질남' '집착남' 등으로 묘사돼있었다는 것.
"불륜을 저지르고 설아와 태랑(윤박 분)이 만나는 걸 보고 후회하고 집착하는 캐릭터라고 알고 있었어요. 또 극 초반 사고를 당해 오래 누워있다가 일어나기 때문에 '깨어나면 욕을 먹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욕먹어도 개의치 말고 내가 맡은 일을 하자'고 다짐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일어나보니 시청자들 반응이 이상한 거예요. '일시적인 거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캐릭터에 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도진우와 설아의 러브라인은 점점 깊어졌다. 오민석은 당초 계획한 방향을 틀어 새로운 도진우를 설계해나갔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 내려놓자' '신에 집중하자'는 결론이 났어요. 그 장면이 웃긴다면 웃기게, 진지하다면 진지하게…단순하게 접근하기로 한 거죠. 그런데 오히려 단순하게 접근하니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는 기존과 다른 연기 접근법이었다. 그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미생' 강대리는 오민석이 끼어들 틈이 적었다면, '사풀인풀' 도진우는 처음부터 오민석을 베이스로 쉽게 접근하고자 했다. 시청자들은 오민석의 '즉흥성'에 반응했고 그가 그린 도진우에 열광했다.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는 시놉시스대로 갈 때도 있지만 시청자 반응에 따라 이야기가 바뀌기도 해요. 역할을 규정 짓기 어렵다는 뜻이죠. '사풀인풀'도 그런 경우였고요. 도진우 비중이 커질수록 (윤)박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어요. 본의 아니었지만요."
오민석은 캐릭터 비중이 커진 것과 러브라인이 짙어진 것을 상대 배역인 조윤희 덕이라고 칭찬했다.
"(조)윤희 씨는 예의 바르고 착한 분이에요. 보통 격식을 차리면 연기할 때 어렵기도 한데 윤희 씨는 그렇지 않아요.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죠. 그 역할에 빠르게 몰입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조윤희를) 보면 저도 금방 도진우로 변할 수 있죠."
오민석은 상대 역인 조윤희에 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에 이른바 '오그라드는' 연기도 수월하게 해냈다는 것. 카메라 안팎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조윤희에 관해 이야기하던 그는 "남편 이동건 씨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동건 씨가 윤희 씨를 통해 '밥 한번 먹자'고 했어요. 그 기회로 (윤)박이 까지 모두 모인 적이 있죠. 직접 보니 진우를 보는 설아의 눈빛은 장난이더라고요. 남편 동건 씨를 보는 눈빛이 어찌나 '사랑 사랑'하던지…."
오민석은 이제야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을 떠나보내는 느낌이 든다며 "시원섭섭하다"는 속내를 밝혔다. 그는 해당 작품이 배우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다며 "심적으로, 태도적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편해졌어요. 쓸데없는 긴장감이 해소되었다는 게 큰 수확인 거 같아요. '사랑은 원더풀 인생은 원더풀'은 연기에 관한 전환점이에요. 한때는 욕심내 잘하려다가 '삑사리'가 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며 신마다 진솔하게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그간 스마트하고 차가운 성격의 인물을 주고 맡아왔던 오민석은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이후 색다른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허당기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미운우리새끼' 출연 후 기존에 가진 이미지를 깰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각에서는 '이미지가 깬다'고 우려해주셨지만, 오히려 제겐 좋은 기회였어요. 제 캐릭터가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오민석은 긴 호흡을 정리하고 쉬는 동안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쉬는 동안 영어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는 친숙하니 그쪽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오디션도 볼 생각이고 할리우드 진출도 꿈꾸고 있죠. 제 나이 50살이 되기 전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
배우 오민석(40)이 연기한 KBS2 주말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도진우는 그야말로 밉상 캐릭터였다. 그가 받은 시놉시스 속 도진우는 아내 설아(조윤희 분)를 배신하고 해랑(조우리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인물이었다. 사고로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난 뒤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질 거리는 이 캐릭터를 두고 오민석의 지인들까지 "자고 일어나면 욕받이가 되어있을 것"이라며 놀렸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시청자들은 설아를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도진우에 감정이입, 급기야 재결합을 바라고 응원하게 된 것이다.
드라마 종영 후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오민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도 설아와의 해피엔딩은커녕 '지질남' '집착남' 등으로 묘사돼있었다는 것.
"불륜을 저지르고 설아와 태랑(윤박 분)이 만나는 걸 보고 후회하고 집착하는 캐릭터라고 알고 있었어요. 또 극 초반 사고를 당해 오래 누워있다가 일어나기 때문에 '깨어나면 욕을 먹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욕먹어도 개의치 말고 내가 맡은 일을 하자'고 다짐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일어나보니 시청자들 반응이 이상한 거예요. '일시적인 거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캐릭터에 관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다 내려놓자' '신에 집중하자'는 결론이 났어요. 그 장면이 웃긴다면 웃기게, 진지하다면 진지하게…단순하게 접근하기로 한 거죠. 그런데 오히려 단순하게 접근하니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는 기존과 다른 연기 접근법이었다. 그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미생' 강대리는 오민석이 끼어들 틈이 적었다면, '사풀인풀' 도진우는 처음부터 오민석을 베이스로 쉽게 접근하고자 했다. 시청자들은 오민석의 '즉흥성'에 반응했고 그가 그린 도진우에 열광했다.
오민석은 캐릭터 비중이 커진 것과 러브라인이 짙어진 것을 상대 배역인 조윤희 덕이라고 칭찬했다.
"(조)윤희 씨는 예의 바르고 착한 분이에요. 보통 격식을 차리면 연기할 때 어렵기도 한데 윤희 씨는 그렇지 않아요.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죠. 그 역할에 빠르게 몰입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조윤희를) 보면 저도 금방 도진우로 변할 수 있죠."
오민석은 상대 역인 조윤희에 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에 이른바 '오그라드는' 연기도 수월하게 해냈다는 것. 카메라 안팎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조윤희에 관해 이야기하던 그는 "남편 이동건 씨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동건 씨가 윤희 씨를 통해 '밥 한번 먹자'고 했어요. 그 기회로 (윤)박이 까지 모두 모인 적이 있죠. 직접 보니 진우를 보는 설아의 눈빛은 장난이더라고요. 남편 동건 씨를 보는 눈빛이 어찌나 '사랑 사랑'하던지…."
오민석은 이제야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을 떠나보내는 느낌이 든다며 "시원섭섭하다"는 속내를 밝혔다. 그는 해당 작품이 배우에게 많은 공부가 되었다며 "심적으로, 태도적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편해졌어요. 쓸데없는 긴장감이 해소되었다는 게 큰 수확인 거 같아요. '사랑은 원더풀 인생은 원더풀'은 연기에 관한 전환점이에요. 한때는 욕심내 잘하려다가 '삑사리'가 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며 신마다 진솔하게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그간 스마트하고 차가운 성격의 인물을 주고 맡아왔던 오민석은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이후 색다른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허당기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미운우리새끼' 출연 후 기존에 가진 이미지를 깰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각에서는 '이미지가 깬다'고 우려해주셨지만, 오히려 제겐 좋은 기회였어요. 제 캐릭터가 한정적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오민석은 긴 호흡을 정리하고 쉬는 동안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싶다며 밝은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쉬는 동안 영어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는 친숙하니 그쪽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어요. 오디션도 볼 생각이고 할리우드 진출도 꿈꾸고 있죠. 제 나이 50살이 되기 전에 도전해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