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채워놓자마자 품절"…대만, '화장지 대란'에 온라인 구매 제한

2020-03-30 07:59
화장지 사재기 극성에 구매 제한 더 강화...온라인 쇼핑몰도 포함

대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환자가 300명을 육박하자 '사재기' 현상이 재발하고 있다. 이에 대만 당국은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쇼핑몰들을 대상으로 구매 제한에 나선다고 밝혔다. 

29일 대만 빈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화장지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자 대만 정부는 각 유통업체와 물량 공급을 조율한 데 이어 온라인 쇼핑몰 등과도 구매 제한을 논의했다. 

대만 정부는 "대만 유통업체들은 이미 고객 1인당 1묶음으로 화장지 구매를 제한했다"며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 제한 수량을 업체 자율로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월 초 대만 언론은 인터넷에 화장지와 마스크의 원료가 동일해 향후 원료 부족에 따른 화장지 가격 상승과 품절이 예견된다는 소문으로 화장지·기저귀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은 앞다퉈 '생필품 구하기'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쑤정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은 생필품이 정상 공급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사재기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직접 나서서 민생 방역물자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사재기 자제를 당부해 라면, 통조림 등 생필품은 사재기로 인한 품귀현상이 사라졌지만 화장지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빈과일보가 전했다. 
 

대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재기가 발생, 온라인 쇼핑몰들도 구매제한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모범 사례로 꼽히던 대만이 코로나19의 해외 역유입 통제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0시 기준 대만의 누적 확진환자도 전날보다 16명 늘어난 283명(사망자 2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만 보건당국은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19일 0시부터 외국인의 입경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이미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중국 등 일부 국가·지역발 외국인 입경을 제한해 왔는데 이번엔 대상 지역을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외국인 중 대만 거류증을 보유한 사람이나 외교관 등은 제외 대상이다. 해제 날짜는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당국은 또 여행 경보 3단계가 발령된 국가나 지역을 불필요하게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걸리면 '방역 보상금(생활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필요비용을 청구하고, 실명까지 공개하겠다고 엄포했다. 앞서 대만 위생복지부는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매일 1000대만달러(약 4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대만은 자가격리자의 무단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팔찌'를 도입하기도 했다. 전자팔찌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탑재돼 있고 방수 등 다양한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큰 불편없이 착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