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서 '새 얼굴' 맞이한 증권사

2020-03-24 05:00

증권사 정기 주주총회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새 수장을 맞이한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내정됐던 인사를 주총을 통해 확정지은 회사들도 있는 반면, '깜짝 인사'를 발표한 회사들도 있다. 어려운 시장 상황과 회사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풀이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했거나 선임할 예정인 회사는 현대차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신한금융투자·IBK투자증권·유안타증권이다.

현대차증권과 대신증권은 지난 19, 20일 열린 주총에서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기존 CEO였던 이용배·나재철 대표는 각각 현대로템 대표,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빈자리에는 최병철 전 현대차 부사장, 오익근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선임됐다.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의 과제는 실적이다. 지난해 회사가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대표적인 증권가 장수 경영인이었던 나재철 현 금투협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숙제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추락한 고객들의 신뢰를 되살리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김해준 대표의 연임과 박봉권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12년간 교보증권을 이끌어 온 김 대표에 이어 CEO 세대교체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6일 주총에서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병철 전 사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등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영창 내정자는 과거 대우증권 시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기획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어 대내외 위기 돌파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 임원을 '스카우트'해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서병기 현 신영증권 IB부문 총괄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IBK투자증권은 CEO 선임 과정에서 공모 형태로 후보군을 꾸렸다. 이 과정에서 서 내정자의 IB부문 역량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유안타그룹이 동양증권을 인수한 이후 자리를 지켜온 서명석 대표는 7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단독 대표 체제의 과제는 실적 개선으로 꼽힌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며 성장세가 주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