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문닫는 유럽·북미공장…'반도체 코리아' 위기감 고조

2020-03-22 11:14
램리서치·ASML·AMAT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재택근무 돌입

코로나19가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있는 유럽과 미국 등지로 확산하며 국내 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장비를 공급하는 유럽·북미 업체들이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비상 대응에 나섰다. 

미국 반도체장비업체 램리서치(Lamresearch)는 지난 17일 정부 지침에 따라 3주간 미국 프리몬트와 리버모어 지역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은 임직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순차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미국 어플라이드 티리얼즈(AMAT)도 캘리포니아 본사 인원에 한해 재택대기에 돌입했다.

램리서치·ASML·AMAT는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유럽과 미국의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자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생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 가운데 미국과 네덜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2.5%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2기 라인을 건설 중이며, 중국 시안 2라인과 국내 화성 V1 라인은 생산량 증대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화성 사업장은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생산라인으로, 해당 기술을 갖춘 ASML의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ASML 본거지인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 지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이천에 M16 공장을 짓고 있다. 청주 M15, 중국 우시 C2F 생산라인도 장비를 채워가고 있다. 설비 설치작업 때 본사 전문가가 파견돼야 하는 경우도 많아 인력 이동 제한으로 정상적인 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기 대비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른 서버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다만 코로나19 글로벌 펜데믹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전분기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보고 2분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업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IDC는 최악의 경우 올해 반도체 시장이 작년 대비 12% 이상 축소하고, 역성장 확률도 80%에 달한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