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성과 내세우던 트럼프, 경제에 발목 잡히나...재선가도 빨간불
2020-03-19 15:07
트럼프 최대 치적 경제·시장 휘청...재선 마이너스 요인으로
초기 위험 간과·위기 대응 '낙제'...코로나 장기화 주범 비난
초기 위험 간과·위기 대응 '낙제'...코로나 장기화 주범 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끝났다."
미국 외교전문지 애틀랜틱은 최근 코로나19 대응에 고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앞날을 이렇게 요약했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대통령으로서 그의 무지, 판단 오류, 리더십 부재, 성격적 결함이 모조리 노출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과 사회 불안이 커지면서 연일 총력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지만 대선을 9개월 앞두고 터진 코로나19는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그의 재선가도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트럼프 최대 치적 경제·시장 휘청...마이너스 요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기간 최대 치적으로 경제 호황과 금융시장 랠리를 내세워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아도 그의 경제 정책에는 지지를 보냈다. 지난달 1년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는 국정연설 자리에서 그가 가장 초점을 맞춘 것 역시 튼튼한 미국 경제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한달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감염을 막기 위해 인적·물적 이동이 제한, 경제 활동이 마비되면서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로 굴러떨어질 위험이 커지면서다.
심각한 충격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금리·양적완화·기업어음(CP) 매입 등 비상카드를 총동원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현금 살포를 포함해 1조 달러 이상 슈퍼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침체를 피하지 못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JP모건은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이 -4%를 기록하고 2분기에는 -14%까지 더 추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업률은 50년 만의 최저인 3.5%에서 올해 중반 6.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침체 위협 속에 금융시장 불안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18일까지 약 한달 남짓한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3년 동안 쌓았던 상승분을 전부 반납했다.
다우지수는 '트럼프 랠리'의 출발로 여겨지던 2만 고지에서 내려오며 2017년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기조를 내세우며 뉴욕증시에 훈풍을 제공하던 트럼프 랠리가 출발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수요 둔화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공장 조업을 멈추면서 핵심 지지층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표심이 이탈할 위험도 높아졌다. 18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는 일제히 미국 내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하기로 했다.
◆초기 위험 간과·위기대응 능력 '낙제'...코로나 장기화 주범 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총력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면서 연방 차원의 전방위 대처를 다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2001년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냉전 후 미국의 3번째 초대형 위기로 꼽을 정도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18일 하루에만 확진자가 27000명 넘게 급증해, 누적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섰고, 정점을 언제 찍을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7~8월까지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정이 이렇게 악화한 건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때문이라는 지적이 꼬리를 물고 있다. 1월부터 코로나19 보고서를 받고도 대수롭게 않게 치부하다가 일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코로나19로 미국 의료시스템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부상할 경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리한 입장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 폐지에 앞장 서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
일각에선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인의 7할이 코로나19에 걸리고 바이든은 절반, 샌더스가 대통령이 되면 1할로 끝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다. 샌더스는 전국민 의료보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