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코로나19 사태로 시작했지만...'오류' 투성이 온라인 강의

2020-03-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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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이고 대학 들어와서 첫 강의인데 서버 폭주로 인해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지지 않아요.”
-상명대 1학년 지모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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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링크를 사용하시려던 교수님께서 본래 수업시간인 오전 9~11시까지만 영상 링크를 공개하겠다고 하고 링크를 공유해주셨는데, (교수님이) 사용 방법을 숙지하지 못하셔서 잘못된 링크를 보내주신 탓에 영상을 보지 못했습니다. 교수님께 메일을 드리고 과 사무실에 전화했는데도 수업 시작시간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문제를 인식하고 수업시간이 지난 후에 제대로 된 링크를 보내주셔서 원래 수업시간에 듣지 못하고 따로 개인적으로 시간을 빼서 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세대 2학년 전모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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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강의인지 녹화 강의인지에 대한 공지도 수업 직전이 돼서야 알려줘서 계속 대기하고 있어야 했고 녹화 형식의 강의 녹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이해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고려대 2학년 엄모 학생
 

[사진= 연합뉴스 제공]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세종대, 한양대, 대구대 등 많은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예방을 위해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 형태의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접속자 폭주로 사이트 접속이 되지 않는 등 오류가 속출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 현장은 지난 1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개강 후 첫 2주간 온라인 형태의 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교수와 학생이 한 공간에 모이지 않고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감염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장비 등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 겪는 상황에 오류가 이어지고 있다.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폭주하자 사이트 접속이 되지 않아 강의를 듣지 못하거나 영상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차의과학대학교에 재학 중인 4학년 이모 학생은 “접속자가 몰려서 서버가 폭주해 36분짜리 강의를 듣는 데 2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 교무처는 학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시 상황과 대처법 등을 공유했다. 

학교 측은 "3월 16일 개강과 함께 사이버 강의를 운영 중인데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LMS 시스템(코스모 어플)에 동시 접속자 수가 폭주함에 따라 VOD(클라우드) 서비스 문제가 발생했다”며 “관리 업체에서 17일까지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버 폭주로 강의를 듣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출석 기간이 2주(16~27일)로 되어 있다”며 “당일 서버 폭주로 강의를 듣지 못했더라도 2주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만 수강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사진= 차의과학대학교 4학년 이모 학생 제공/ 학교 측에서 온 문자]


명지대는 마스크 5부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강(인터넷강의) 5부제를 권장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과대별로 수강 요일을 분산시켜 다수의 동시 접속으로 인한 시스템 서버 과부하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명지대에 재학 중인 4학년 이모 학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시도했지만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오후 2시 반에 다시 시도하자 접속이 돼서 지금 아니면 하나도 못 들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가면서 들었다”며 “(17일) 새벽 1시에 마저 듣기 위해 들어갔지만 접속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명지대 4학년 이모 학생 제공/ 온라인 강의 오류 메시지]


학교 측 관계자는 “주간에는 서버 안정화가 된 줄 알고 외주 업체 측에서 퇴근을 한 상태였는데 밤에 학생들이 갑자기 몰려서 서버 과부화로 인해 다운이 됐다"며 "오전에 (외주 업체가) 출근해서 바로 확인 후 복구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9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서버에 갑자기 몰리는 것을 분산하기 위해 증설 작업 중"이라며 "안정화 체크 후 18일이나 19일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