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영업시간 축소·스타벅스 휴점...미국 경제 셧다운

2020-03-16 14:12
나이키·파타고니아 휴업 선언...스타벅스는 좌석 운영 중단
뉴욕시 휴교령...주별로 술집·레스토랑 휴업·영업 축소 권고
소비 주도 미국 경제에 충격파...골드만 美성장률 하향 조정

코로나19 확산 공포 속에 기업들의 휴업과 영업 제한이 확산하면서 세계 최대 미국 경제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소매업체들은 휴업 점포를 늘리고 영업시간을 축소하며 대응하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소비라는 것을 감안할 때 줄이은 영업시간 단축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AP와 CNBC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15일부터 일부 점포를 제외한 전국 4700개 월마트와 에니버후드마켓 영업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보통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의류업체 나이키, 애버크롬비, 어반아웃피터스, 에버레인, 파타고니아 등은 미국 전역 매장의 휴업을 발표했다. 앞서 애플 역시 중국 외 지역의 모든 애플스토어를 잠정 폐쇄키로 한 바 있다. 

미국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앞으로 최소 2주 동안 북미 지역(미국과 캐나다) 스타벅스 내에서 좌석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온라인 주문, 픽업, 드라이브 스루, 배달 서비스는 이용이 가능하다. 

또 스타벅스는 시애틀과 뉴욕 등 코로나19 거점에 있는 지점들의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일부 지점은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15일에는 미국 뉴욕시가 휴교령을 내렸다. 뉴욕시 전역 110만 명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적용되며 시한은 4월 20일까지다. 시 당국은 오는 23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이번 주 교사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휴교령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해야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당면한 위기감을 전했다.

블라시오 시장은 또 시내 모든 식당, 술집, 카페에서 좌석 운영을 금지하고,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만 제공하도록 했다. 현지시간 17일 오전 9시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다수가 몰리는 영화관과 콘서트홀은 전부 강제 폐쇄된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술집에 휴업을 권고하고 식당은 손님을 절반까지만 받도록 지시했다. 오하이오주와 일리노이주는 모든 술집에 폐쇄 명령을 내리고 외식도 금지토록 했다.

항공사들의 항공기 운항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수요 부진과 미국의 여행 제한을 이유로 16일부터 장거리 국제 항공편 가운데 75%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미국 크루즈업계는 집단 감염 위험을 이유로 앞으로 30일 동안 모든 크루즈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사업체들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으면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소비 지출에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충격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 수익은 5530만 달러에 그치며, 근 20년래 최악의 성적을 냈다. 

금융기관들도 코로나19 파장을 반영해 미국 경제 마비에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투자노트를 통해 "코로나19 공포가 기업과 가계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가 3~4월 급격히 위축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올해 1~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려잡았다.

은행은 올해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종전 0.7%에서 0%로, 2분기 성장률을 0%에서 -0.5%로 각각 낮췄다. 

다만 은행은 "4월 이후부터 경제활동이 회복되기 시작해 하반기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며, 올해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에서 3%로, 4분기 전망치는 2.25%에서 4%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미국 성장률은 0.4%가 되리라는 게 은행의 전망이다. 종전에는 1.2%로 예상했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