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식품·외식, 올해 장사 ‘여름’ 분수령

2020-03-16 08:02
텅 빈 매장 대신 온라인·배달 주력
스포츠 경기도 줄줄이 취소···가정간편식 판매 박차
빙과업계, 집콕족 고려한 여름 제품 출시 '신중'

수원 KT 위즈파크 내 BBQ 매장[사진=BBQ 제공]


올여름 식품·외식 기업들이 가라앉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건다.

16일 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올 1~3월 떨어진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2분기(4~6월)는 각종 행사와 혜택으로 소비자를 꽉 잡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19 후 산업별 영향 및 업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도, 2분기 외식업경기지수는 2011년 지수 산출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됐다.

업종과 지역을 막론하고 외식업체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회식이나 모임과 관련한 외식을 자제하고, ‘집밥’에 치중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에는 ‘배달 확대’ 등 외식구조변화 흐름이 빠른 업황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손님이 뚝 떨어진 반면, 온라인과 배달 시장은 활발하기 때문이다.

‘삼원가든’과 ‘붓처스컷’ 등을 9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SG다인힐은 온라인 판매용인 고급 HMR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G다인힐의 프리미엄 HMR 브랜드 셰프스 테이블에 따르면, 삼원가든 등심 불고기의 2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50% 늘었다. 같은 기간 HMR 전체 제품 판매량은 64% 이상 증가했다.

본아이에프는 자사 모바일 배달 앱 ‘본오더’를 통해 16일까지 ‘배달비 0원 이벤트’ 행사를 한다. 본오더 주문 고객이면 ‘본죽’과 ‘본죽&비빔밥 카페’, ‘본도시락’, ‘본설’ 등 본아이에프 브랜드 모든 메뉴를 배달비 없이 주문할 수 있다. 구매 횟수 제한도 없다.
 

SG다인힐이 프리미엄 HMR 브랜드 셰프스 테이블을 통해 내놓은 삼원가든 등심불고기 [사진=SG다인힐 제공]



치킨과 맥주도 ‘가정 판매’에 주력한다.

외식시장 침체에다 각종 스포츠 경기 취소로 부수입도 불투명하다. 이맘때면 개막시즌 열기로 벌써 야구장 인근이 달아올라야 하지만, 2020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일은 코로나19로 인해 4월로 잠정 미뤄졌다. 축구·농구·배구 등도 모두 리그 일정이 중단되거나 연기된 상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의 경우 2018년 야구장 매출만 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야구장 인근 분식점과 편의점도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매출이 20~30% 가량 급증했지만,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식품 제조사들도 올 2분기가 분수령이다.

아이스크림은 3~4월이면 한 해 장사를 가늠할 여름 날씨를 점치느라 분주하다.

빙그레는 주력인 ‘슈퍼콘’ 아이스크림 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유산슬)을 내세우고, 벌써 홍보를 시작했다. 막대형이나, 쭈쭈바라 불리는 펜슬 형태보다 콘은 유지방 함량이 높아 사계절 내내 소비가 고른 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을 맞자, 여름(6~8월) 반짝 특수 대신 안전한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F&B의 동원참치는 일부 대형마트에서 제품 구매 시 메리골드 화분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다. 메리골드는 집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 중 하나로 알려졌다. 꽃말은 ‘반드시 오는 행복’이다. 재택근무 등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를 공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