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전기차 공략 틀리지 않았다···'수요 폭증'

2020-03-12 03:00
1월, 판매 7만4663대···전년比 121% 증가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 80만대 넘어설듯
현대·기아차 17만대까지 시장 확대 예상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콘셉트카 '프로페시'.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전기차' 핵심 거점으로 삼은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유럽 전기차(BEV+PHEV) 시장은 지난해 약 56만대에서 80만대 규모로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확대에 발맞춰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에서의 판매량을 최소 두배 이상 확 키운다는 방침이다.

◆유럽 1·2월 전기차 판매량 약 15만대 
11일 친환경차 판매 통계 사이트 'EV 세일즈'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7만4663대를 기록해 지난해 동월 대비 약 12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1월에 이어 2월에도 7만~8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들에서 전기차 판매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독일의 2월 전기차 판매 대수는 약 1만6000대로 전년 대비 149% 급증했고, 1만3000대를 기록한 프랑스도 전년 대비 217% 성장했다. 스페인 128%, 영국 117%, 스웨덴 95%, 이탈리아 30%, 노르웨이 19% 등도 전반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 2월 신규 등록차 중 전기차 비중이 무려 68%에 달했다. 약 3분의 2가 전기차인 셈이다. 스웨덴은 전기차 비중이 24%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대중화에 힘입어 1월 유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6083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약 71% 성장한 것.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나EV(2422대), 니로EV(1593대) 등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2월에도 주요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옵티마PHEV(351대), 니로PHEV(392대), 쏘울EV(62대)를, 프랑스에서 코나EV(414대), 니로EV(278대) 등을 판매했다. 스페인에선 니로PHEV(133대), 코나EV(34대), 니로EV(42대) 등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환경규제···현대·기아차 17만대 팔듯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 80만대, 내년 113만대, 2022년 150만대에 이어 2025년에는 3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37.5% 감축하기로 하고 차량당 CO2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올해부터 95g/㎞로 줄인다. 2023년엔 62g/㎞, 2050년엔 10g/㎞으로 더 낮춘다. 이에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100% 친환경차 판매에 돌입하고, 독일·네덜란드는 2030년부터, 영국은 2040년부터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올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2~3배 높게 잡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에 각각 3만4997대, 2만8911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올해 수소전기차(FCEV) '넥쏘'를 포함, 유럽에서 전기차 8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체코 공장에서 코나EV 등 전기차 현지 생산에도 돌입했다. 중국 내 합작사를 제외하고 현대차가 해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차도 목표치를 대폭 높였다. 기아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유럽 전략차종인 '씨드PHEV'를 생산하면서 현지 공급 체제를 갖췄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대·기아차가 올해 유럽에서 각각 8만1000대, 9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총 17만6000대까지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봤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시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 중 가장 강력하게 CO2 배출량 규제를 부과하고 있어 전기차 판매량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의 코나·니로EV 볼륨이 급격히 증가해 상반기 큰 폭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