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 급반등...부양책 기대감
2020-03-10 15:07
뉴욕증시 선물도 3.5% 넘게 상승
하루 전 약 30년 만에 최악의 낙폭을 쓴 국제유가가 10일 8%대 급반등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부양책 기대감이 유가 반등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2시 30분 현재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8.06%(2.77달러) 뛴 배럴당 37.13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도 7.87%(2.45달러) 오른 33.58달러에 거래 중이다.
하루 전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침체에 더불어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25% 넘게 무너지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일일 낙폭으로는 가장 컸다. WTI는 장중 배럴당 3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이 충격에 미국 증시 역시 7.5% 넘게 고꾸라지며 2008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긴급 브리핑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 마감 후 직접 브리핑을 통해 경제와 시장 불안을 달래기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의회와 급여세 인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83억 달러 긴급예산 편성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를 넘어 감세라는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을 거론하자 시장의 불안도 다소 잦아들었다. 같은 시각 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지수 선물 역시 일제히 3.5% 넘게 오르면서 이날 급반등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호주 역시 이날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100억 호주달러(약 7조8200억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와 실업 대응책의 하나로 연금 수령자·실업수당 수혜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일회성 현금 지원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오안다증권의 제프리 할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투심을 회복하는 데 정부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우디발 유가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유가 반등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안다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원유 공급과 수요 측면이 현재로선 모두 암울하기 때문에 현재 유가 랠리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