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는 외항사들... 사무소폐쇄·무급휴직 잇달아

2020-03-09 13:16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외항사들이 한국 하늘길을 닫고 있다. 한국노선 운항 축소는 물론, 일부 항공사는 국내 사무소를 폐쇄하고 한국 노선 영구 철수를 결정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주력 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에 이달 말 한국 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직원 2만7000명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필리핀항공, 베트남항공, 싱가포르항공 태국항공 등은 국내 노선을 운휴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커지자 외항사들도 긴축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먼저 알이탈리아 항공은 주 4회 일정의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10일부터 중단하고, 한국사무소를 이달 말 철수한다. 알이탈리아 항공의 한국 사무소가 철수되면서 향후 재취항 시기는 확정할 수 없게 됐다. 항공권을 예매한 승객들에게는 항공편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알이탈리아 항공은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한 로마~칠레 산티아고 노선도 20일부터 운휴한다. 아울러 항공기 대수도 축소한다. 알이탈리아 항공은 4월 리스 계약이 만료되는 A330 2대와 B777-300 1대를 반환할 예정이다.

하노이와 다낭, 나트랑, 호치민 등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사들도 국내 노선 운항을 결정했다.

베트남항공은 국내 노선을 당분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필리핀 세부퍼시픽항공도 3일부터 한국∼필리핀 직항 노선 운항을 임시 중단하기로 했다. 싱가포르항공도 입국 금지 대상이 지난달 대구-청도 방문자에서 이달 한국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20일부터 대부분 노선을 운휴하기로 했다. 베트남 민간항공청도 지난 3일, 6월 4일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여객기는 번돈공항과 푸깟공항만 이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태국항공은 우선 방콕~부산 왕복 항공편 운항을 이달 27일까지 취소했다. 필리핀항공은 이달 인천~마닐라 노선을 매일 2회 운항에서 매일 1회 운항으로 감편한다. 부산~마닐라 노선 또한 이달 말까지 운항편수를 주 7회에서 주 4회(화·수·토·일)로 축소하고 인천~클락 노선과 인천~세부 노선은 이달 말까지 일시적으로 운휴한다.

이밖에 에어뉴질랜드도 오클랜드~인천노선 운항을 이달부터 임시 중단하고, 일본항공은 이달 말까지 김포~하네다, 부산~나리타노선 운항을 감편한다. 케세이퍼시픽항공도 오는 28일까지 한 달간 인천~홍콩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뿐만 아닌 전 세계 항공 수요가 줄자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하는 외항사도 생겼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지난달 직원 2만7000명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하며 긴축경영에 나섰다. 아우구스투스 탕 케세이퍼시픽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3주간의 긴급 무급휴직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달라"며 "불확실한 전망 앞에서 당면 과제는 회사의 현금 보유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세이퍼시픽은 지난해 수개월에 걸쳐 진행된 홍콩 시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겹쳐 중국행 항공편을 90% 감축하는 등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알이탈리아 항공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