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1위·테라 돌풍···맥주 시장 말 많은 이유

2020-03-05 18:41
지난해 편의점·마트 등 소매시장서 오비맥주 '카스' 1위
하이트진로 "우린 가격인상 안했다···단순 비교 적절치 않아"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지난해 맥주 시장 점유율을 놓고 주류 업계가 시끄럽다.

소매시장에서 오비맥주 ‘카스’가 1위를 수성했다는 것,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돌풍을 일으켰다는 것 모두 사실이다. 다만 지난해 성적표가 올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5일 하이트진로는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통계 자료를 통해 자사 점유율을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봤다.

해당 자료에서 조사 대상은 백화점과 편의점, 할인점, 마트 등 소매시장이다.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시장과 함께 국내 전체 맥주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규모는 3조3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가 1조6500억원을 차지해 점유율 49.6%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가 8400억원 매출로 점유율 25.3%를 기록했다.

하이네켄은 1600억원으로 4.7%, 칭따오를 판매하는 비어케이는 1500억원으로 4.4%, 롯데주류는 1400억원으로 4.3% 등이었다.

오비맥주의 주력 제품인 카스는 지난해 1조1900억원,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3400억원의 소매 매출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매시장의 브랜드별 점유율은 각각 카스(36%), 테라(6.3%), 칭따오(4.1%), 하이네켄(3.7%) 등 순으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고, 특히 발포주 매출 비중도 상당한데 필라이트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매출 규모를 단순 집계해 오비맥주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테라 출시는 지난해 2분기다. 따라서 지난해 전체를 보고 테라 점유율이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닐슨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테라가 출시된 2분기 이후에도 총 9275억원(2~4분기) 소매시장 매출을 기록해 맥주시장 1위를 수성했다.

오비맥주는 “소매시장은 유흥시장과 달리 소비자의 구매 의향이나 선호도가 정확하게 반영된다”라고 말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의 중심인 업소용(호프, 식당 등 주류 판매 매장) 판매를 제외한 소매 점유율만을 놓고 카스의 건재를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