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中조업재개] 공장 가동률 조작하는 중국 지방정부...왜?

2020-03-04 08:00
저장성, 실적 만들기 위해 빈 공장 돌려...곳곳 조작 가능성 대두
중앙정부 "국영기업·대기업 공장 가동률 눈에 띄게 높아져" 홍보

중국 지방 정부가 제조업 공장 가동률을 조작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추가 확산 저지'와 '경제 활동 재개'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자 지방 정부들이 보여주기용 경제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다. 

2일(현지시간) 저장성의 한 공장주가 블룸버그에 "지난달 말 지방정부 관리들로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 전력 사용량의 20%를 채우라는 지침을 받아 직원이 없는 빈 공장에서 에어컨을 켜고 기계를 돌려 가동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저장성 내 3개 도시가 지역 공장에 전력 사용량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교통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데다 도심으로 돌아오더라도 14일간 자택 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직원 복귀 후에도 부품이나 자재 수급이 어려워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는 공장들이 태반이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산둥성과 광둥성의 공장 가동률은 70%나 회복됐고, 저장성은 그 수치가 무려 90%에 달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한 확산 국면을 보이면서 국영기업과 대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선전하고 있다. 위성사진을 활용해 공장 가동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해 재가동한 공장이 많다고 홍보 중이다.

이에 블룸버그는 중국 지방정부가 공장 가동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전력 사용량 수치를 조작하고 있다면서 저장성뿐만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전력 소모량 조작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의 통계 조작은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은 승진 등 목적으로 통계를 조작해왔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통계 부풀리기를 경고하고 나섰고,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잠시 주춤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제 타격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에 경제 정상화 압박을 높이고, 이에 따라 통계 조작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제조업은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아 공급과 수요 모두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주 말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5.7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0.0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비슈누 바라단 미즈호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어두운 방에서 검은 고양이를 찾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통계로 만들어진 지표들은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저장성 정부에 이와 관련해 논평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