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건설·항공·철도분야 과태료 대폭 상향…시행령 20여개 '대수선'

2020-03-04 07:15
소관 법률 중 4분의 1 재정비 대상…솜방망이 관행 도마에

세종시 국토부 청사 전경.[사진 = 김재환 기자]



국토교통부가 소관 시행령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0여개를 올해 말까지 모두 재정비한다. 국회에서 법률로 정한 상한액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치는 솜방망이식 행정 처분을 내려왔던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서다. 이로써 건설·항공·철도 분야 위법 사안에 대한 과태료가 일제히 상향될 전망이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국토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소관 법률 시행령 양벌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소관 시행령 93개 중에서 양벌규정이 있는 20여개의 과태료가 법률 상한액 대비 50% 이하로 책정돼 개정 대상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제처 가이드라인에 맞춰 처벌 수준이 너무 낮았던 과태료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라며 "안전 관련 규정은 강하게 조치하고 영세한 피규제자를 고려해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처 가이드라인은 과태료를 법률 상한액의 최소 50% 이상으로 책정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법으로 정한 처벌 수준을 집행기관인 정부가 무력화했다는 비판에 따른 조처다.

예를 들어 국토부는 건설산업기본법상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산업재해 사망자 및 중대재해 발생현황 공표 의무 위반’ 시 최대 3회나 적발해야 150만원을 부과해 왔다.

또, 마찬가지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한 '시정명령 미이행'의 경우에는 1회부터 3회 적발 모두 각각 100만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법제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두 최소 250만원 이상까지 현행 대비 최대 2배가량 상향돼야 하는 셈이다.

건산법을 기준으로 보면 양벌규정이 담긴 위반행위 25건 중에서 절반가량인 14건이 1차 적발 시 법률 상한액 대비 절반 이하의 과태료로 책정돼 있다.

국토부는 앞으로 주요 피규제 대상인 건설·항공·교통 각 업계 관계자들에게 정확한 개정 항목과 방침을 알리고 이견 조율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개정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까지 개정이 필요하다고 파악한 수는 앞으로 변동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