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지금] ③ 국내 스타트업의 요람 '판교 테크노밸리'

2020-02-28 08:10

판교테크노밸리 모습. [사진=경기도]


우리나라에도 실리콘밸리를 본 뜬 '판교 테크노밸리'가 있다. 1300여개 기업, 7만명이 넘는 상주인구가 자리잡은 이곳은 정권 교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확장을 지속해왔다. 인근 경기 성남시 삼평동에는 제2판교가 조성 중이다.

귀에 익숙한 엔씨소프트, 카카오, 넥슨, NHN엔터테인먼트 등 인터넷 기업과 SK케미칼, 차바이오텍 등 바이오 기업들이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지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 입주 기업의 90%가량이 중소기업일 정도로 스타트업 및 창업 정신이 깃들어 있다.

올해 이곳에는 창업 및 벤처펀드 300억원 조성, KAIST·가천대 등과 협력한 기술인문 융합 플랫폼 구축, 인공지능(AI) 케어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박물관, e스포츠 전용경기장 구축, 판교 트램과 공유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 도입 확대, 청년지원센터, 창업센터 설립 등이 계획됐다.

내년 완공 예정인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는 2000여개 기업, 10만명 이상의 인재가 들어와 근무하게 된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창업지원센터를 시작으로 3월 중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벤처, 창업기업, 일반시민의 창조적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가천대 내 메이커스페이스가 문을 연다. 4월에는 하이테크밸리에 소공인을 위한 공동공간(700㎡)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6월에는 판교권역을 각종 규제 특례 적용이 가능한 '게임·콘텐츠 문화특구'로의 지정이 추진된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버스 정류장이 독특하다. NC소프트역, 안랩역, 이노밸리역 등 지역이 아닌 기업 명칭이 정류장에 쓰인다. 임직원들을 위한 배려다. 이 기업들 사이에는 3개 동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가 위치해 있다. 약 200개의 스타트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외국 스타트업들도 입주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여는 'K-스타트업 그랜드챌린지' 등의 프로그램에 당선되면 자금 지원과 함꼐 입주 기회가 주어진다. 지난해 40곳 선정에 총 1771개 팀이 응모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이 중국, 싱가포르 등이 아닌 판교를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회사 설립이 편리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육성기업인 미국의 '테크스타스'(techstars), 이스라엘 '소사', 중국 '궁쓰바오' 등도 올해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서울 입주도 고민했으나 판교가 지닌 인프라와 미래 가치 등에 끌려 판교를 선택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경기도는 이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를 적극 활용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측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육성 기업을 유치해 판교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육성하려 한다"며 "민간과 공공이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기술이 있으면 누구나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