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때문에 월세가 떨어져요"...'1억원 전세' 옆에서 우는 월세
2020-02-26 15:46
청년 및 신혼부부 대상 저리 전세대출 상품 크게 늘어...일부 지역서 월세수요 감소, 전세보증금 크게 오르기도
전세물건 찾기 어려워 차선책 반전세 눈 돌리기도
전세물건 찾기 어려워 차선책 반전세 눈 돌리기도
"요새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 전세대출이 워낙 잘나와서 월세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1년 전만 해도 월세 잘 나갔거든요. 전세가 1억원인데, 1억원 대출이 나오는데 누가 월세를 살겠나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받던 16평짜리 올수리 아파트가 지금은 1000에 45에 나와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년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저리 전세자금 대출 상품이 늘어남에 따라 월세수요보다 전세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런 금융상품 대다수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도 그리 높지 않은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전세쏠림현상'은 전셋값이 1억원대 수준인 일부 임대차시장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출자 상품인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을 받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전셋집을 마련한 박모씨(25)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성북구 안암, 동대문구 제기동 등지에서 월세를 살았다"며 "지금은 임차보증금의 80%만큼 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주거비용 지출이 확 줄어든 점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다달이 집세를 부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좋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전세대출 상품도 많지만, 별도로 알아보지 않아도 될 만큼 연이율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은 중소 및 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보증금 2억원,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에 대해 최대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금리는 1.2%로 매우 낮다. 만약 전세 보증금이 1억원이라면 1년 이자가 120만원이므로, 매월 10만원만 내고 전세로 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L공인 대표는 "합정역 일대 원룸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이 잘 나오다보니 전세가는 나날이 오르는데, 월세는 공실이 많은 편"이라며 "전세는 6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짜리도 없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1억2000만원짜리 원룸이 많았다. 1억원 초반대 전세매물은 있더라도 이틀이면 계약돼버린다. 고시원 같은 4평짜리는 1억2000만원에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차선책으로 반전세를 찾는 분들도 많다. 월세는 손해라는 생각 때문에 보증금 1억원이나 1억2000만원에 월세를 조금 내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이나 'LH청년전세임대' 등 상품을 이용해 전세를 얻으려는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LH청년전세임대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겨냥한 주거복지상품이다. 서울·경기권은 연이율 2%,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월세가격이 떨어지고 있진 않다는 전언이다. 전세가에 비해 오름폭이 크진 않지만 조금씩은 시세가 오른다는 것이다. 현재 일대 월세가격은 5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이다.
해당 대출상품 말고도 수요자가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은 편이다.
서울 영등포구 N공인 대표는 "요즘은 혼자 사는 분들도 많지만 신혼부부 수요도 많다"며 "서울시에서 하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이 워낙 저금리여서 많이 받더라. 이미 시행 중인 사업인데 지난 1월부터 혜택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해당 대출은 대상자 수가 기존 5000가구에서 1만500가구까지 두 배 이상 올랐고, 지원기간도 8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연소득 기준도 기존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까지 완화됐다.
한편 이 같은 대출상품은 이용 가능한 집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꾸준히 지적된다.
경기 고양시 거주 안모씨(32)는 "동생이 최근 중소기업 전세대출로 집을 얻었는데, 구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하더라"며 "등기부등본상 고시원으로 돼 있지만 원룸으로 세를 놓는 건축물이 많은데, 해당 대출은 등기부등본상 주택이어야만 가능해서 물건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등기부등본상 부채가 일정 액수 이상이면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데, 다세대주택은 거의 빚을 끼고 짓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M공인 대표는 "일대 집주인들은 질권 설정 등이 따로 필요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며 "더블 역세권 입지여서 임대가 잘 맞춰지다보니 굳이 집주인들이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월세 60만원을 내며 살고 있는 김모씨(27)는 "전세로 갈아탈 의향이 지대하다"면서도 "일단 1억원 이하 아파트나 빌라를 찾기가 힘든 데다, 은행에서 공시가격이 나오지 않는 단독주택, 다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남아 있는 학자금 대출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년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저리 전세자금 대출 상품이 늘어남에 따라 월세수요보다 전세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런 금융상품 대다수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도 그리 높지 않은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전세쏠림현상'은 전셋값이 1억원대 수준인 일부 임대차시장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출자 상품인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을 받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전셋집을 마련한 박모씨(25)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성북구 안암, 동대문구 제기동 등지에서 월세를 살았다"며 "지금은 임차보증금의 80%만큼 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주거비용 지출이 확 줄어든 점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다달이 집세를 부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좋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은 중소 및 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이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보증금 2억원,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에 대해 최대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금리는 1.2%로 매우 낮다. 만약 전세 보증금이 1억원이라면 1년 이자가 120만원이므로, 매월 10만원만 내고 전세로 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L공인 대표는 "합정역 일대 원룸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이 잘 나오다보니 전세가는 나날이 오르는데, 월세는 공실이 많은 편"이라며 "전세는 6평 기준으로 1억5000만원짜리도 없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1억2000만원짜리 원룸이 많았다. 1억원 초반대 전세매물은 있더라도 이틀이면 계약돼버린다. 고시원 같은 4평짜리는 1억2000만원에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이나 'LH청년전세임대' 등 상품을 이용해 전세를 얻으려는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LH청년전세임대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겨냥한 주거복지상품이다. 서울·경기권은 연이율 2%,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월세가격이 떨어지고 있진 않다는 전언이다. 전세가에 비해 오름폭이 크진 않지만 조금씩은 시세가 오른다는 것이다. 현재 일대 월세가격은 5평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이다.
해당 대출상품 말고도 수요자가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은 편이다.
서울 영등포구 N공인 대표는 "요즘은 혼자 사는 분들도 많지만 신혼부부 수요도 많다"며 "서울시에서 하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사업'이 워낙 저금리여서 많이 받더라. 이미 시행 중인 사업인데 지난 1월부터 혜택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해당 대출은 대상자 수가 기존 5000가구에서 1만500가구까지 두 배 이상 올랐고, 지원기간도 8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연소득 기준도 기존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까지 완화됐다.
한편 이 같은 대출상품은 이용 가능한 집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꾸준히 지적된다.
경기 고양시 거주 안모씨(32)는 "동생이 최근 중소기업 전세대출로 집을 얻었는데, 구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하더라"며 "등기부등본상 고시원으로 돼 있지만 원룸으로 세를 놓는 건축물이 많은데, 해당 대출은 등기부등본상 주택이어야만 가능해서 물건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등기부등본상 부채가 일정 액수 이상이면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데, 다세대주택은 거의 빚을 끼고 짓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M공인 대표는 "일대 집주인들은 질권 설정 등이 따로 필요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며 "더블 역세권 입지여서 임대가 잘 맞춰지다보니 굳이 집주인들이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월세 60만원을 내며 살고 있는 김모씨(27)는 "전세로 갈아탈 의향이 지대하다"면서도 "일단 1억원 이하 아파트나 빌라를 찾기가 힘든 데다, 은행에서 공시가격이 나오지 않는 단독주택, 다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남아 있는 학자금 대출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