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제2의 대구 막겠다"…경기도, 과천 신천지 강제진입
2020-02-25 16:50
경기도, 코로나19 의심 신천지 본부 강제 역학조사 돌입
경기도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과천시 별양동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대규모 행정력을 동원해 종교시설을 강제 진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오전 과천시 별양동 한 건물 4층에 있는 신천지 예수교회 부속기관에 대한 강제 역학조사를 단행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일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 1만명의 명단 확보를 목적으로 진행됐다.
당시 과천예배 참석자 중 수도권 거주자 2명(서울 서초구, 경기 안양시)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그 배우자 1명(안양시)도 이날 확진됐기 때문이다. 도는 확보한 명단을 바탕으로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격리 및 감염검사 등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어 신천지 측이 명단을 제출할 때까지 더는 지체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복수의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이 예배의 출석 신도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에 준하는 방역을 하지 않으면 자칫 제2의 대구 신천지 사태가 경기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천지가 제공하는 자료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신천지 측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확실한 방역을 할 수 없다"면서 "실제 오늘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시 한 확진자는 대구집회에 참석했지만, 신천지가 밝힌 20명 신도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신천지가 제공한 자료와 일치하는 곳은 111곳으로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천지가 밝히지 않은 시설 34곳(24일 기준)이 현장 확인을 통해 추가로 발견됐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여론에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한편에서는 "경기도가 신속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 반면 "과잉 대응이다",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 및 제49조에 따라 신천지 종교시설을 강제봉쇄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