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연준 당장 금리 내려라"…시장 불안에 4월 인하 가능성 ↑

2020-02-25 11:38
전문가 "시장 불확실성 커지는 데 왜 망설이나"

코로나 19 확산이 미국의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시작된 전염병 확산이 수개월 간 잡히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의 급랭을 막기위해 빠르게는 오는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 다우지수가 3.7%나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을 인하할 가능성을 14%(미국 중부시간으로 24일 오후 8시 기준)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11%에 비해서 3%P 늘어난 것이다. 4월 29일에 금리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은 전날의 36%에서 40%까지 뛰어올랐다. 

미네아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를 역임한 바 있는 나랴아냐 코처라코타(Narayana Kocherlakota) 교수는 24일 블룸버그 기고문을 통해 연준은 즉각적으로 긴급 회의를 소집해 3월 FOMC 이전이라도 기준금리를 25bp 혹은 그 이상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고문에서 코처라코타 교수는 “이처럼 분명한 위협이 커지는가운데 FOMC가 오래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즉시 25bp를 인하하거나 더 나아간다면 50bp 인하도 고려해야한다"고 전했다. 

24일에 열린 고위정책 경제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코노미스트들도 연준의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노던트러스트의 칸 타넨바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계속 앉아만 있는 것은 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면서 "추가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희망처럼 반등하기는 힘들어보인다면서 회복에 장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넨바움은 "중국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기 전까지 수주가 아니라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애플 등 부품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이 재고가 다 떨어진 뒤에도 꼼짝 못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매크로 팔러시 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로나도 대표는 "오는 3월 회의에서 연준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실제 금리인하는 4월 회의에서 단행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샤나 구하 이코노미스트는 빠르면 3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부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 연준 구성원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24일 "현재로서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제대로 측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새로운 불확실성의 근원에 대해서 신중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스터 총재는 "중국의 경제 둔화는 2003년 사스 때보다 더 큰 경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결정권자는 시장의 변동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 19가 중국을 넘어서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금융기관들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속속 내리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4일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2%로 0.2%p 낮췄다. 골드만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대(對)중국 수출 감소, 중국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부진, 미국 내 소매판매 둔화 등이 미국 1분기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