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융당국, '천덕꾸러기' 안방보험 위탁경영 종료…매각 초읽기

2020-02-24 11:19
2년간 자산매각·보험료 환급 주력
中 정·재계 뒤흔든 스캔들 일단락
안방 인계한 다자보험 인수자 확정

안방보험의 보험사업 인계를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된 다자보험의 사옥 전경.[사진=바이두]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에 대한 위탁경영을 2년 만에 종료했다. 안방보험에서 분할 설립된 다자보험의 인수자도 거의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11조원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중국 정·재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안방보험 스캔들'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24일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지난 22일 안방보험에 대한 위탁경영을 끝낸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2월 23일 보험법 위반과 회사의 상환 능력 악화를 이유로 위탁경영에 나선 지 2년 만이다.

지난해 2월에는 위탁경영 시한을 1년 더 연장하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2004년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설립했다.

과감한 해외 인수합병(R&D)과 부동산 투자로 한때 중국 3대 보험사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우 전 회장과 중국 고위층 간의 유착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리한 투자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안방보험은 2017년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우 전 회장은 652억 위안(약 11조2500억원)대 금융사기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2조원 가까운 재산도 몰수됐다. 안방보험 경영권을 가져온 금융당국은 지난 2년간 중국 내 보험 사업을 제외한 비핵심 자산 매각에 주력했다.

은보감회는 "지난 1월 현재 안방보험이 판매한 1조5000억 위안 규모의 중단기 자산관리 상품의 보험료가 모두 환급됐다"며 "계약 위반 등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합법적 권익도 보장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캐피탈·헬스케어 등 비핵심 자회사 정리도 끝났다"고 덧붙였다.

은보감회는 지난해 6월 안방보험의 사업을 인계할 다자보험을 신규 설립했다. 총 203억6000만 위안(약 3조5000억원)의 자본금은 중국보험보장기금과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상하이자동차 등 국유 자본 및 기업이 충당했다.

안방생명과 안방양로보험, 안방화재의 지분은 다자보험으로 넘어갔고 안방보험그룹은 보험법에 따라 등록이 취소돼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은보감회는 "다자보험은 설립 이후 보장기간 5년 이상 상품의 판매 비중이 75%에 달하는 등 장기형 상품으로 55억7000만 위안의 보험료 수입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연간 매출은 445억 위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비용이 12%포인트 감소하고 자산관리 수익률은 8.62%로 집계되는 등 경영 상태가 양호하다"고 부연했다.

은보감회는 다자보험 민영화를 위한 매각 완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중국 내 유수의 법률사무소와 회계사무소, 투자은행(IB) 등을 통해 매각 작업을 벌였고 재무 상태가 양호한 민영기업 투자자를 거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은보감회는 "재무 상태와 함께 주력 사업의 건실함, 사회적 명성, 경영 규범을 갖추고 다자보험의 장기적·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다자보험 측도 "매각가 제시와 다수의 경쟁 입찰을 거쳐 투자자를 최종 확정한 단계"라며 "계약이 체결되면 당국에 보고해 비준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