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600명 넘어…지역·종교·병원 등 집단 감염 확산 (종합)
2020-02-23 17:57
추가 169명 중 95명 신천지대구교회
하루 사이에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모두 602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추가로 나와 총 5명이 됐다. 특정 지역과 종교, 병원 등 집단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자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 발령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이후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23일 오후 4시 기준 집계에 따르면, 전날 집계(433명) 후 확진자가 169명 증가해 총 602명이 됐다. 또 사망자는 3명이 추가돼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부산광역시는 이날 오전 9시 이후 추가 확진자를 포함해 16명의 환자가 나왔다고 밝힌 상태다. 이 중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 관련이 8명이다.
온천교회 확진자 중 우한 교민의 아들로 알려진 10대 남성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들의 증상 발현일이 지난 19일인 것으로 볼 때 16일 온천교회 종교행사에서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한에서 귀국한, 10대 남성 확진자의 아버지는 지난 22일 재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개신교에 이어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신도들도 집단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 지역에서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39명 중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17명과 가이드 1명 등이다. 다른 21명에 대해선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천주교 안동교구 소속 41개 성당은 다음 달 13일까지 미사와 회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이스라엘 성지순례 관련 확진자는) 이스라엘에는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동향이 없기 때문에 아마 국내에서 노출돼 여행하는 동안 상호교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은 발병일시나 감염경로에 대해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판단을 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인 여행객 130여명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병원 내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료진들의 2‧3차 감염피해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다. 창원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이틀 연속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간호사에 이어 전공의까지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도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61번 확진자는 35세 남성으로 이송요원이며, 365번 확진자는 62세 남성으로 이 병원 입원 환자다.
확진자 가운데 사망자도 총 5명으로 늘었다. 다섯번째 사망자는 56세 여성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사망했다. 앞서 발생한 1‧2‧4번째 사망자는 청도대남병원 관련자다. 세번째 사망자는 경북 경주 자택에서 숨진 41세 남성으로 사후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의 '경계' 단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는 국내 유입된 해외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전파되거나 전국 단위로 확산할 때 발령된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혹시 모를 추가적인 환자 발생에 대비하여 4개의 감염병 전단병원에 최대 900개의 입원병상을 확보한 상태”라며 청도대남병원은 확진자 격리치료와 접촉자 격리 등 방역봉쇄망을 구축한 상태로 향후 지역사회 추가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며 결과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