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코로나19, 마이스 산업 컨트롤 타워는 있는가
2020-02-24 07:00
김유림 넥스나인 대표
'코로나19, 마이스 산업' 관련 원고 부탁을 받고 써야 할지 고민했다. 워낙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고, 마이스 산업 종사자로서 업계의 심각한 피해와 사태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 역시 이 사태로 입은 피해와 수습에 따른 고통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없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피해 상황과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써보기로 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마이스 산업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야 할 것 같아 유관 진흥원, 협회 등에 연락을 취해보고, 업계 대표님들께도 상황을 여쭈어 보았다. 하지만, 마이스 산업의 피해 실정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이유는 마이스 산업 영역의 방대함과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도 있었지만, 마이스 산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도 제각각(컨벤션·문화 관광은 문화체육부, 전시회는 산업통상자원부)이라 이런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구심점이 누구인지, 그 과정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대로,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제각각 움직이고 있는 데다 일부 미디어에서는 연일 자극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 도대체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이스 산업 종사자 입장에선 문화체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누가 맡든 통합 컨트롤 타워를 통해 대응하기를 희망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업계의 피해 현황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투명한 상황으로 인한 막연한 대응과 불안에 따른 2차 피해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매슬로(Abraham Maslow)의 인간 욕구에 관한 학설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2단계)가 안전에 대한 욕구이다. 전염병에 대한 안전 욕구뿐 아니라, 직업의 안전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스 산업은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고용 창출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마이스 기업의 위축, 매출 급감, 경영 악화로 인한 폐업 및 줄도산으로 고용의 불안이 초래될 것은 자명하다.
과거 9·11테러(2001년), 사스(2003년), 메르스(2015년), 사드(2017년) 등 굵직한 글로벌 위기에 직면했을 때 마치 유행처럼 마이스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갖게 됐지만, 그 위기가 지나고 나면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왔을 때도 별반 다르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 비통함을 느낀다. 부디 이번에는 이런 위기를 계기로 일원화된 통합 컨트롤 타워를 통해 체계적인 대응과 함께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모습을 갖춰가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