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통했던 이동걸 매직···KDB생명 안 통하는 이유는?
2020-02-18 05:00
투자금 당장 회수 필요···구주 매출 연기·최소화 불가능
이동걸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동부제철, 아시아나항공 등 역대급 난제들을 차례차례 해결해왔다. 이는 구주 매출을 통한 자금 회수를 포기하는 대신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을 적용한 덕이다. 이 같은 M&A 방식을 '이동걸 매직'이라고 부르는 시장 관계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마지막 과제인 KDB생명 매각만큼은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 KDB생명의 인수 파트너인 칸서스자산운용에 투자금을 당장 되돌려줘야 하는 탓에 구주 매출을 연기하거나 최소화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걸 매직'마저 봉쇄돼 이번에도 KDB생명의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산은은 전통적인 M&A 방식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10년을 끌어왔으나 이 회장의 취임 이후 매각이 마무리된 금호타이어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금호타이어의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된 더블스타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더블스타에 매각하지 않고 2대 주주로 남았다.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동부제철 매각도 이 방식이 적용된 덕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1월 초 매각 공고 후 3개월 만에 KG그룹·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산은은 이번에도 컨소시엄에 주식을 넘기고 자금 회수를 하는 대신 2대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의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구주 매출이 불가피했던 아시아나항공 M&A에서도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이 성공했다. 그 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주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증자를 해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이번에도 출자액을 회수하는 데 신경 쓰기보다는 매각 성사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KDB생명만큼은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을 활용하기 어렵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자금뿐 아니라 칸서스자산운용의 자금도 상당 부분 투자됐다. 파트너인 칸서스자산운용에 펀드 투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수익 현실화를 차후로 연기하거나 최소화하는 이 회장 특유의 M&A 전략이 활용될 여지가 없다.
문제는 현재 KDB생명의 매각가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원금 이하로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은 펀드 설립(6500억원)과 이후 유상증자(6000억원)를 감안하면 총 1조25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매각가가 그 절반인 6000억원 이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갑작스레 시장가의 두 배 이상을 주겠다는 너그러운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다. 산업은행도 이 회장 특유의 M&A 전략이 봉쇄된 상황에서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마냥 원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방식은 일단 한계 기업에 주인을 찾아줘 빨리 정상화시키고 향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라며 "아시아나항공까지는 이 방식이 통했지만 투자한 원금을 당장 회수해야 하는 KDB생명 매각에서는 활용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마지막 과제인 KDB생명 매각만큼은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 KDB생명의 인수 파트너인 칸서스자산운용에 투자금을 당장 되돌려줘야 하는 탓에 구주 매출을 연기하거나 최소화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동걸 매직'마저 봉쇄돼 이번에도 KDB생명의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산은은 전통적인 M&A 방식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10년을 끌어왔으나 이 회장의 취임 이후 매각이 마무리된 금호타이어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금호타이어의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된 더블스타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더블스타에 매각하지 않고 2대 주주로 남았다.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동부제철 매각도 이 방식이 적용된 덕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1월 초 매각 공고 후 3개월 만에 KG그룹·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산은은 이번에도 컨소시엄에 주식을 넘기고 자금 회수를 하는 대신 2대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의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구주 매출이 불가피했던 아시아나항공 M&A에서도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이 성공했다. 그 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주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증자를 해줄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은 이번에도 출자액을 회수하는 데 신경 쓰기보다는 매각 성사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KDB생명만큼은 이 회장 특유의 M&A 방식을 활용하기 어렵다. 산업은행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문제는 현재 KDB생명의 매각가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원금 이하로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은 펀드 설립(6500억원)과 이후 유상증자(6000억원)를 감안하면 총 1조25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매각가가 그 절반인 6000억원 이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갑작스레 시장가의 두 배 이상을 주겠다는 너그러운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다. 산업은행도 이 회장 특유의 M&A 전략이 봉쇄된 상황에서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마냥 원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방식은 일단 한계 기업에 주인을 찾아줘 빨리 정상화시키고 향후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라며 "아시아나항공까지는 이 방식이 통했지만 투자한 원금을 당장 회수해야 하는 KDB생명 매각에서는 활용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