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北 불량국가·中 안보 최대 도전국"

2020-02-16 10:03
美 잠재적 적국, 중국·러시아-이란·북한...전쟁도 대비해야
中 경제·군사 패권 위협 두고는 "잘못된 방향, 향하고 있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을 미국 안보 전략의 최대 도전 국가로, 2순위인 북한과 이란은 '불량 국가'라고 지칭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에스퍼 장관은 연설을 통해 "미국 국방전략보고서(NDS)는 러시아보다는 중국이 우리의 주요한 도전국으로 적시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동시에 NDS는 미국의 2순위가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불량 국가라고 인식한다"며 "마지막으로는 폭력적 극단주의 단체들이 앞으로 몇 년간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향후 저강도 분쟁뿐 아니라 고강도 전쟁에도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미국이 군사력 강화를 통해 세계 패권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에스퍼 장관은 최근 중국과 북한, 이란 3개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그는 앞서 6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주최한 토론회와 작년 12월 미국외교협회(CFR)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도 같은 발언을 내놨었다.

특히 불량 국가는 그간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표현이다. 지난 2018년 미국 국방부가 발간한 국방전략에서 북한을 불량국가로 분류한 이후, 미국 정부의 기본적인 대북인식이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8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임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불량 행동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발언하자 당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는 강한 반발을 담은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에스퍼 장관은 "중국 공산당은 잘못된 방향으로 더 빠르게 향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내부적으로는 자유를 억압하고 해외에서 약탈적인 경제 관행을 보인다"며 "서구의 노하우를 훔치고 작은 국가들을 겁주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공격적인 군사 태세'를 최대 위협으로 꼽고, 유럽 등 다른 국가들에도 미국의 대중국 대응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발표한 오는 2049년까지 국방 현대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갖춘다는 '중국몽(夢)'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정상 국가처럼 행동하기를 원한다"고 말해 중국 정부의 정책과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