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집 밖은 위험해” 배달 늘고 여행 안 간다

2020-02-13 08:00
배달앱 주문량 일주일 새 10만 건 증가
숙박앱 업계도 타격…“예약 건수는 비공개”

[사진=배달의민족 제공]

#경기도 안양에 사는 직장인 신모씨(38)는 최근 주말에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가 마음을 바꿨다. 비행기표에 호텔, 렌트카까지 예약했지만 취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폐렴) 우려 때문이다. 신씨는 집밖에 나가는 대신 주말동안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쉬기로 했다.

코로나19 공포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여행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배달 앱 ‘배달의민족’ 주문량은 503만건에 달했다. 이는 한 달 전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월까지 주문량은 493만건이었다. 일주일 만에 10만건이 증가했다.

또 다른 배달 업체인 ‘요기요’의 지난 주말(7~8일)주문량은 전월 대비 평균 12% 늘었다. 특히 배달 주문 시 직접 작성하는 메시지에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는 문구 증가율이 같은 기간 13%나 많았다. 배달기사와 직접 대면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모습이다.

요기요에서 주말 동안 커피, 케이크 등 디저트 주문량도 전월 주말 평균 대비 14%나 상승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디저트의 경우 배달보다는 외출 시 많이 먹는 음식인데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 주문이 늘고 있다”며 “외부 활동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집에서 디저트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숙박 앱 업계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집밖은 위험하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여행객들이 줄고 숙박 예약마저 줄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최근 숙박·예약 건수 등 공개를 극도로 꺼리며 신종 코로나 확산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숙박 앱 야놀자 관계자는 “매년 설 이후는 숙박 예약이 줄어드는 비수기 기간”이라며 “비수기에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쳐 있는 상황이어서 숙박 예약 건수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숙박 앱 업계가 예약 건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제휴 점주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제휴점 매출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숙박 플랫폼까지 나서 줄어든 예약 건수를 공개한다면 불안감이 조성되고 고객마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숙박 앱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숙박 앱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며 “숙박 예약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