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쇼크 중국 의존도 낮춰라]① 생산거점 다변화 필요성 촉구
2020-02-11 14:45
"저임금 노동력 의존 끝내야"…정부 시설 투자ㆍR&D 지원
반등 조짐을 보이던 한국경제가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다시 발목이 잡혔다. 신종코로나는 중국과 업무 연관도가 높은 분야에 타격을 입히며 생산거점의 다변화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영역은 자동차부품과 물류 부문이다. 중국과의 협업은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악재가 겹치며 중국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 부품의 대중 수입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 따르면 자동차부품의 중국산 수입은 2015년 13억 달러에서 지난해 15억6000만 달러로 10% 이상 늘었다. 자동차 부품의 중국 의존 비중도 같은 기간 25.4%에서 지난해 29.2% 확대됐다. 자동차부품 수입액 전체 53억4000만 달러의 30%에 가까운 비중이다.
수입품목이 일부 품목에 한정적인 점도 문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네스(전선)를 비롯해 핸들과 에어백 등 노동집약적 부품이 중국산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와이어링 부품은 수입액 19억7600만달러 중 중국산 수입액이 17억1300만 달러나 차지했다. 전체의 86.7%의 규모다.
와이어링 부품 조달이 중국에 집중된 배경에는 제품들이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돼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주력 생산공장을 이전했다.
일부 국가에서만 제품생산에 의지한 결과 생산부터 수송까지 모든 부분에 애로사항이 겹쳤다. 중국 내 생산이 중단된 것과 더불어 추가 재고분의 운송도 발이 묶였다. 중국 내 운송기사의 미복귀와 국도 폐쇄 등 문제가 발생해서다. 막상 항만으로 제품을 옮기더라도 화물선의 운항이 축소됐고 항만 조업 인원도 감축돼 물동량 처리가 지연된 상태다. 항공 역시 마찬가지로 원활하지 않다.
국내에서는 우선 최대한 생산시간을 늘리고 때에 따라서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 등 제3국의 부품 대체 수입을 검토하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할 수 있는 해결방안은 중국 지방정부와 접촉해 공장 재가동을 요청하고 현지 방역에 도움을 주는 것이 전부다. 또한, 제품이 수송되는 과정에서는 국내 통관 시 신속한 행정절차를 제공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는 부품생산 거점의 다각화를 위해 신규 장비 및 공장 신·증설에 시설 투자 자금의 지원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한 제품생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의 부품 재개발 R&D(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신종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정부는 내수가 위축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