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스파이에 칼 뽑은 미국...에퀴팩스 해킹에 중국군 4명 기소
2020-02-11 10:45
美법무부, 미국민 40% 개인정보 유출된 역대 최대 해킹 사건 배후로 중국 지목
미국 법무부가 2017년 미국 국민 약 40%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최대 규모 해킹 사건의 혐의를 물어 중국 인민해방군 4명을 10일(현지시간) 기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은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의도적이고 광범위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기소 사실을 밝혔다.
당시 해킹으로 미국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에퀴팩스는 고객 1억4500만 명의 사회보장번호(SSN), 이름, 생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미국 국민 약 40%가 개인정보를 털린 셈이다.
에퀴팩스는 이번 해킹 관련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총 7억 달러(약 830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등 막대한 금전적 손실도 입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검찰은 사건 발생 후 2년에 걸친 조사 끝에 이번 해킹이 중국군 관계자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냈다. 해커들은 개인정보 외 에퀴팩스의 데이터베이스 설계 등 영업비밀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소된 해커들은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황이다.
바 장관은 "안타깝게도 에퀴팩스 해킹은 중국과 중국인에 의한 국가 지원 형태의 사이버 침입과 강탈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패턴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해킹 배후로 중국 정부를 지목한 셈이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번 기소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삼갔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미국을 상대로 하는 중국의 스파이 활동 단속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불법적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미국 기업과 개인의 정보를 빼돌리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2년 이후 미국 법부무 국가안보국이 적발한 경제 스파이 사건의 80% 이상은 중국과 연관됐다는 조사도 있다.
바 장관은 지난주 "중국의 현재 기술 침입은 미국에 유례없는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기술적 공격을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15년 미국 연방인사국(OPM)에서 공무원과 관계자 2000만명의 정보를 빼돌리고, 2015년 미국 2위 건강보험사 앤섬(Anthem) 고객 8000만명의 정보를 유출한 것 역시 중국을 배후로 보고 있다. 2018년 밝혀진 세계 최대 호텔그룹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고객 5억 명의 개인정보 유출사건 역시 미국은 중국 정부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벤 큐캐넌 조지타운대학 철학과 교수는 AP통신에 이같은 해킹은 "중국 정보기관이 미국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벌어지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베이징에 배치된 미국 스파이를 추적하는 것 같은 방첩 목적에서 특히 유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